선박수주 증가세..조선경기 회복되나?

벌크선 운임상승..수익성 회복 기대감
“선박과잉 등 근본원인 해결돼야”

입력 : 2009-08-31 오후 6:52:49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극심한 수주 가뭄을 겪는 가운데, 최근 선박 수주량이 늘어나면서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선박 공급과잉과 금융시장 위축 등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아 본격적인 업황 회복을 논하긴 이르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31일 해운·조선 전문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7~8월의 전 세계 신규 수주 선박은 각각 55척과 33척으로 지난해 월평균 180여척에는 못 미치지만, 올해 들어서는 가장 많았다.
 
특히, 벌크선은 운임 상승 등 수익성 회복으로 가장 많은 54척을 수주했고 유조선이 18척, 기타 선종이 뒤이었다.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데, 중견조선사인 성동조선은 지난 7월 15만8천톤급 원유운반선 4척을 수주했
으며, 이달에는 18만DWT급 벌크선 4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김태현 대우조선해양 과장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 선박수주는 물론이고 상담까지 전무했다”면서 “하지만 최근에 벌크선 시황이 좋아지면서 선박상담이 늘어나고 있다”며 조선경기가 차츰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조선협회 한 관계자도 “최근 조선산업과 관련해 긍정적인 지표들이 나오고 있으며, 노후선박의 해체도 지난해 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조선 경기회복에 대해 근본적인 원인인 선박공급 과잉과 선박금융 위축 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다는 견해다.
 
조인갑 굿모닝 신한증권 연구원은 "수요산업인 해운시장이 바닥권을 탈출하지 못했고, 공급과잉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자금 조달을 위한 선박 금융시장 역시 위축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해운시장의 공급과잉은 2010년 하반기에나 단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최근 벌크선종을 중심으로 발주가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이는 조선사가 선가를 낮춘 영향 탓”이라며 경기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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