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짐싸는 임원들…임원들 가시방석

실적 악화가 주원인…포스코 30%·두산인프라코어 60% 감축

입력 : 2016-02-03 오후 4:18:41
임원 감축 바람이 멈추지않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인한 실적 악화로 임원들이 책임을 지면서 물러나는 일이 정례화 되고 있다. 체감 지수는 사상 최대치라고들 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005490)는 최근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30% 가량의 임원을 대폭 축소했다. 역대 가장 높은 감축률이다. 포스코는 지난 1일 정기임원인사 대비 110명이 줄어든 259명 수준으로 임원수를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황은연 부사장(경영인프라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두산그룹이 자리한 동대문 두산타워. 사진/뉴시스
임원이 줄어든 만큼 관리 및 지원 조직도 줄였다. 관리·지원 조직을 최소화했고, 유사 기능 간 통폐합을 통해 실·본부단위 조직도 22% 감축한 179개로 조정했다. 계열사 구조조정 작업을 담당하던 가치경영실이 센터로 명칭을 변경하고 재무투자본부 내 재무실이 이에 편입됐다. 재무투자본부는 기술투자본부로 개편됐다.
 
유례없는 임원 감축 및 조직 축소는 포스코가 지난해 첫 적자를 기록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자회사 실적 부진과 외화부채 평가손실 등의 손실이 1조를 넘어서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9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총 4번의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신입사원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두산인프라코어(042670)도 임원 수를 60% 축소했다. 두산인프라코어에 따르면 2014년 기준 100명에 달하던 두산인프라코어 임원이 60% 가량 줄어 현재 40명이 남았다.
 
주력분야인 중국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굴삭기 판매가 떨어진 것이 두산인프라코어의 구조조정을 초래했다. 중국 굴삭기 판매량은 지난 2011년 17만여대를 기록한 이후 계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해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지난해 본사 임원을 55명에서 41명으로 30% 가량 줄였다. 매해 50~60명대로 유지해왔지만 대규모 해양플랜트 부실사태에 대한 경질 등으로 숫자가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한때 8명에 달했던 부사장이 2명으로 줄었다"며 "임원 숫자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 및 업무시스템을 경기 전망대로 만들어왔지만 예상치 못한 경기둔화로 인해 조직 및 인력 사이즈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직과 임원 숫자가 줄어들면서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조직 및 임원 감축으로) 의사결정 과정이 줄어들면서 더욱 빠르고 상황에 맞는 경영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는 오는 4일,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중순 이후 지난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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