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대구 수성구의 가구당 평균 아파트 전셋값이 3억633만원으로, 지방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 3억원이면 경기 평균 매매가(3억839만원)와 비슷한 수준이고, 여주시 등 수도권 일부 지역 평균 매매가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가구당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2억2256만원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시·도별 평균 전셋값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로, 3억9866만원을 기록했고, 이어 경기가 2억3608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대구는 2억1684만원으로 지방 광역시·도 중 가장 높았으며 수도권 소재 인천(1억8366만원)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대구 아파트값은 매매·전세 모두 최근 5년간 큰 폭으로 올랐다. 매매가는 65.92%, 전셋값은 91.04% 상승했다. 대구혁신도시개발, 신규 아파트 분양 공급 부족 등으로 청약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매매시장으로 수요가 확산된 게 촉매제 역할을 했다.
전셋값 역시 신규 아파트 공급 부족 영향으로 오름폭이 컸다. 특히 대구 자치구 가운데 5년간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수성구(96.71%)로, 평균 아파트 전셋값이 2010년 말 1억5056만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3억633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방 광역시·도 자치구 중 가장 높은 가격 수준이기도 하다.
수성구는 대구·경북 지역의 명문고교로 꼽히는 경북고와 경신고 등이 자리 잡고 있어 '맹모·맹부'들이 몰리는 지역 중 하나다. 그래서 '지방 대치동', '대구의 8학군'으로 불리면서 학군수요가 꾸준한 곳이다.
수성구뿐만 아니라 대구 내 다른 자치구와 부산, 울산 등 일부 자치구도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2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기 이천시·양주시·여주시, 인천 계양구·동구 등은 가구당 평균 매매가가 2억원 밑으로 지방광역시·도 일부 자치구 평균 전셋값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수성구 평균 전셋값이면 여주시, 동두천시, 포천시 아파트 두 채 매입이 가능한 정도였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대구 아파트 시장은 2008년 이후 시장 침체로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주택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이후 혁신도시 건설 등 각종 호재로 집값이 올랐고, 덩달아 전셋값도 크게 올랐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가격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과잉공급 여파,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전셋값 상승도 신규 아파트 공급이 늘어남에 따라 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의 평균 아파트 전셋값이 이천시 등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 매매가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