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아주 심기 불편…50대 때와 판단능력 차이 없어"

성년후견인 1차 심리기일서 변호인 통해 건재 과시

입력 : 2016-02-03 오후 5:44:31
"50대 때와 지금 판단능력 전혀 차이 없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4)이 재판정에서 자신의 판단능력이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신 총괄회장은 3일 오후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인 1차 심리기일에 참석에 변호인을 통해 "50대 때와 지금의 판단능력에 전혀 차이가 없다"며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다.
 
신 총괄회장 측 김수창 변호사는 "왕회장님은 '50대와 지금의 판단능력에 전혀 차이가 없다'고 하셨다"며 "'신정숙이 성년후견인 지정신청을 했는데 걔 판단능력에 문제 있는 거 아니냐'며 우스개처럼 말했다"고 밝혔다. 심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주 불편해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변호사는 "왕회장님께서 '내가 신정숙 남편 최모씨를 롯데에 데리고 있다 잘못이 있어서 파면시켰는데, 그것 때문에 걔네가 그러느냐'고 했다"며 법정으로 오는 차 안에서 나온 일화도 전했다.
 
김 변호사는 "향후 신체감정도 재판부가 공식적으로 지정하는 병원을 통해서 명명백백하게 받은 다음 정확하게 법원 판단을 받을 것"이라며 "오늘 가감 없이 모든 걸 오늘 보여드렸기 때문에 재판부에서도 별 의문이 없을 걸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이 법정에 직접 나와 자신의 건재를 알린 가운데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이 이상이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올 경우 경영권을 둘러싼 힘의 균형도 균열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을 장악한 차남 신동빈 회장 측은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이 건강이 좋지 않은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경영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씨는 법원에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했다. 후견인으로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씨와 자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을 지목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양재동에 있는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인 지정 법원 심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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