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력 잃은 현대상선, 앞날도 '깜깜'

업황개선되도 이자비용 등에 자본잠식 해소 어려울듯

입력 : 2016-02-11 오후 4:42:14
현대상선(011200)이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자생력은 물론 기본경쟁력도 잃어가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5일 2015년 443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자본금 대비 자본총계 비율이 36.8%로 집계돼 자본잠식상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이 부두에 접안하고 있다. 사진/현대상선
 
한국거래소는 감사보고서에서 이러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25분 현재 현대상선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18.59% 떨어진 2475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상선의 지난 2012년과  2015년 자본금은 각각 7700여억원, 1조1800억원이다. 3년만에 자본금을 4300여억원(56%) 늘리면서까지 업황악화에 따른 자본잠식을 피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4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재무상태는 악화되고 말았다.
 
문제는 업황이 급속도로 개선되거나 현대상선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돼 당기순이익이 개선된다해도 이자비용 등 기타비용을  빼면 남는 것이 없어 단기간 내에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자본금액이 전액 잠식되었거나 50% 잠식상태가 2년 연속 지속되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된다.
 
현대상선에 따르면 현재 자본총계를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비지배 지분 제외)은 36.8%다. 자본잠식을 피할 수 있는 50% 이상의 비율로 회복하려면 자본총계가 자본금의 절반 수준인 6000억원 가량은 되어야한다.
 
현재 자본총계가 4776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최소 13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야한다. 여기에 최근 2년간 평균 이자비용인 3000억원까지 고려하면 최소 4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선복량 과잉과  운임 회복 등 업황이 개선되기까지 1~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당기순이익을 내는 것도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게다가 현대상선은 채권단의 지원을 받기 위한 자구안을 제출하면서 본원 경쟁력도 저하되고 있다. 벌크선 사업부와 부산신항, 보유주식 매각, 용선료 인하 협상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고, 자구안 이행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탑티어들은 경쟁력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정작 살아나야할 현대상선은 생존문제에 직면하며 경쟁력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며 "결국 자체 경쟁력은 잃은채 회사의 운명을 외부적 요소에 맡겨야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 관계자는 "제출한 고강도 추가 자구안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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