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도입 앞두고 투자일임업 허용…은행권 반색

자산관리 강화 통한 수익 창출 가능"

입력 : 2016-02-14 오후 12:00:00
금융당국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활성화를 위해 은행권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면서 은행들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내달부터 열리는 ISA 유치 경쟁에서 은행과 증권이 대등하게 겨룰 수 있게 되면서 업권간의 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은행에 ISA업무를 위한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민재산 늘리기 위한 ISA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현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은행에 투자일임업이 허용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은행에서는 일임형ISA를 가입할 수 없었다. 일임형ISA와 신탁형ISA는 일임·신탁 제도의 근본적 차이에 따라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르다.
 
일임형ISA의 경우 가입자가 금융사에 운용을 일임하는 상품이다. 금융회사가 미리 가입자의 투자성향과 원하는 운용방향 등에 관한 협의를 한 후 그에 따라 투자(운용)를 대행하는 것이다. 현재 증권사가 판매하고 있는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가 대표적이다.
 
신탁형ISA는 한 계좌 내에서 예금이나 펀드,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파생상품 등을 가입자가 본인 의사대로 금융회사에 운용 지시를 할 수 있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고객이 은행을 통해서는 한 가지 형태의 ISA만 가입할 수 있다면 투자자의 선택권을 제약하고 불편을 초래하는 측면이 있다"며 제도 개선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세제혜택에 부여된 ISA에 대해 은행과 증권이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투자일임업이 허용되면서 은행권도 반색하는 분위기다. 은행 입장에서도 신탁형ISA만 취급하면서 고객의 운용지시를 일일이 받는 것보다는 일괄적으로 자산운용을 진행하는 일임형ISA가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권사 지점은 전국적으로 1200여개인 반면 은행 지점 수는 7300여개에 이른다"며 "일임형 상품 판매가 허용되면서 사전 상담을 통해 파악된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라 일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새로운 수수료 시장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은행의 신탁형 ISA 보수 수준은 0.4~0.8%에 그치지만 일임형 신탁보수는 두배 이상이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기존에 은행은 투자자문밖에 하지 못했으나 투자일임형이 허용되면서 새로운 자산관리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내달 초 은행업 감독규정을 개정해 은행 겸영 업무로 '자본시장법 시행령상 ISA에 한정된 투자일임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일임형ISA에 대해서는 온라인 가입을 허용해 투자자들이 금융회사에 방문하지 않고도 ISA 가입부터 해지까지 가능하도록 2분기 중으로 금융투자업규정을 개정할 계획이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국민재산 늘리기를 위한 ISA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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