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의원이 정계복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전 의원은 현재 국민의당으로부터 집중 러브콜을 받고 있다. 동교동계 원로인 권노갑·정대철 전 상임고문은 지난 13일 전북 순창을 찾아 정 전 의원에게 국민의당 합류를 요청했고,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도 그의 입당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정 전 의원이 개성공단 중단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태도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보고 국민의당 합류에 가닥을 잡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는 지난 15일 언론 인터뷰에서 “햇볕정책은 누가 계승하는 것이냐”며 더민주를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 김근식 통일위원장이 16일 정 전 의원의 국민의당 입당과 전주 덕진 출마를 요청해 주목을 받았다. 전주 덕진은 김 위원장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지역구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 전 의원이 전주 덕진을 택한다면 (저와의) 아름다운 경선이 정말 보기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09년 4월 전주 덕진 보궐선거 당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무소속 후보로 나선 정 전 의원에게 패했다. 이번에 정 전 의원이 국민의당에 입당해 경선을 치른다면 김 위원장과의 리턴매치가 되는 셈이다.
국민의당 일각에선 정 전 의원의 합류를 꺼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중도 정당을 지향하는 국민의당에 진보 성향이 뚜렷한 인사를 영입할 경우 따르는 부작용 때문이다. 윤여준 전 창당준비위원장은 지난 15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념적인 정체성이 다른 사람들이 합류하는 것을 두고 당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우려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정동영 전 의원이 지난달 25일 오후 전북 전주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에서 여성 경영인들을 상대로 ‘전북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