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이 민주노총을 탈퇴하기로 하면서 국내 산업계 노사문화 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도미노 현상을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쌍용차 조합원들은 8일 총회를 하고 민노총 탈퇴 찬반투표 결과 투표율 75.3% 중 찬성률 73%로 민노총 탈퇴가 가결됐다고 밝혔다.
노조원 총 3508명 중 2642명이 투표에 참가해, 찬성 1941표, 반대 264표, 무효 11표로 집계됐다.
완성차업체가 상급 단체를 탈퇴한 것은 지난 1995년 민노총 출범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 쌍용차노조 탈퇴 배경
이처럼 쌍용차 노조가 높은 찬성률로 민노총 탈퇴를 결정한 배경은 무엇일까?
쌍용차 노조원들은 민주노총의 정치투쟁과 내부 정파싸움, 쌍용차 사태 때의 조정자 역할 실패 등을 꼽았다.
쌍용차 한 조합원은 “민노총의 노동운동 방향이 시대 흐름에 맞지 않고 오히려 조합원 간 갈등을 조장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쌍용차 노조의 민노총 탈퇴가 회사 회생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하관봉 쌍용차 부사장은 “노사 관계가 상호 신뢰·협력하는 분위기로 개선된다면 채권단의 회생인가 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완성차업계 ‘탈퇴 도미노’ 가능성..민노총 타격 불가피
쌍용차 노조의 민노총 탈퇴는 완성차업체 가운데 첫 사례라는 점에서 타 노조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 핵심 사업장인 현대차노조는 지난 6월 정갑득 금속노조위원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등 민노총과 빈번히 갈등을 겪어왔다.
오는 15일 시행되는 노조위원장 선거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후보자 4명 중 2명이 실리노선을 표방하고 있어 이들이 당선된다면 민노총 운동노선에 반기를 들 것으로 보인다.
GM대우노조 역시 지난 8월 금속노조의 기본금 4.9% 인상 지침을 거부하고 회사측과 임금동결에 합의했다.
이런 상황에서 쌍용차노조가 민노총을 탈퇴함에 따라 민노총은 말 그대로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여기에 오는 10월 공공부문 노조의 이탈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서울, 대구, 광주의 3개 지하철노조는 내달 민노총을 탈퇴해 전국지방공기업연맹에 가입할 예정이다.
뉴스토마토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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