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2일로 창당 한달을 맞지만 지지율 반등의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당은 창당 초기 지지율이 20%를 넘나들었던 것과 달리 최근 여론조사에선 한 자리 수 지지율까지 하락했고, 호남 지지율도 더불어민주당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결과가 나오며 비상이 걸렸다.
국민의당의 위기는 원내교섭단체 구성 실패로 인해 제3당으로서 존재감을 확보하지 못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더민주를 탈당한 의원들을 적극 포섭했지만 3명이 부족해 결국 실패했다. 이로써 원내 교섭력을 강화하고, 총선 전 국고보조금을 확보한다는 당초 목표는 물거품이 됐다. 오히려 무분별한 의원 영입으로 ‘새정치’ ‘혁신’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지적이다.
교섭단체 구성 불발보다 더 큰 악재는 당내 불협화음이었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갈등설이 나온 후 김 위원장이 한동안 당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의혹은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비슷한 시기 합류한 정동영 전 의원과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은 개성공단 중단 사태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냈다. 당내 그룹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알력과 정체성 혼란이 겹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수준의 호남 현역의원 물갈이를 통해 새 인물을 내세우는 것이 위기를 반전시킬 마지막 기회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국민의당에서 총선에 나가고자 하는 16명 의원 중 절대 다수인 11명이 호남 현역이라는 점에서 호남 물갈이에 따른 저항은 매우 강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민의당이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호남의 핵심인 광주에서 더민주와의 벼랑끝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더민주는 광주 북구갑 3선인 강기정 의원을 공천 배제하며 물갈이 의지를 천명했다. 또 천정배 공동대표의 지역구인 광주 서구을엔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를 전략공천하며 정면 승부를 걸어왔다.
안철수 대표는 1일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이 창당된지 한달, 부족함을 반성한다. 새로운 모습 약속드렸는데 새롭지 않다는 비판 앞에 너무 아프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먼저 변해야 남을 비판할 수 있다. 담대한 변화는 국민의당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