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증권사 회장과 사장 등 CEO(최고경영자)가 자사의 금융상품 마케팅에 적극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올초 1150선에서 현재 1650선까지 50%가까이 오르는 등 추가상승 가능성이 제기되자 증권사들이 직접투자 이외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등과 같은 간접투자상품을 통한 고객잡기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14일 증권가에 따르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현대증권 여성특화점포인 부띠크모나코 지점을 방문해 '현대그룹플러스' 펀드에 가입, 펀드몰이에 발벗고 앞장섰다. 현 회장은 현재 현대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현 회장은 이미 지난 7월에도 현대자산운용 출범과 함께 판매된 주식형 펀드에도 가입하는 등 금융계열사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금강산 등 대북관광 재개 등 빡빡한 일정을 감안하면 현 회장의 지점 방문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그만큼 이번에 현대자산운용이 운용하고 현대증권이 판매하는 '현대그룹플러스' 펀드와 금융계열사인 현대증권 자체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
'현대그룹플러스'는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그룹사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완규 현대증권 WM상품부장은 "현정은 회장이 펀드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현대그룹플러스펀드는 현대증권의 대표펀드와 업계를 대표하는 펀드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은 "현 회장의 직접 가입한 것은 전그룹적 측면에서 판매 및 마케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지난 8일 영업부를 찾아 ELS에 개인돈 3억원을 맡겼다. 김 사장이 이날 가입한 ELS는 코스피와 홍콩의 HSCEI 지수를 연계한 상품으로 가입 이후 2년 이내 두 지수가 40% 이상 하락하지만 않는다면 연 12.0%의 수익이 지급되는 상품.
김 사장은 "투자자들에게 CEO(전문경영인)도 가입한 상품이라고 하면 직원들도 고객에게 설명하기가 그만큼 더 쉬울 것"이라며 "앞으로도 ELS에 10억원 정도는 추가 가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증권사의 상품은 실적배당 상품이기 때문에 언제든 손익의 등락은 있을 수 있지만 진정한 자산관리 영업은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고객에게 꾸준한 수익을 줄 수 있도록 고민해야 된다"라며 직원들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는 이 같은 CEO 마케팅에 대해 증시 호황 가능성을 점친 증권사들의 고객잡기로 해석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하반기 증시가 1700~1800선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각 증권사들이 증시 주변을 맴맴 도는 투자자를 자사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서로 나서고 있다"며 "증권사 회장과 사장들의 마케팅도 이 같은 맥락에서 풀이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