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증세 없는 복지' 기조에 따라 촉발된 무상복지 논쟁은 19대 국회를 뒤흔들었다. 국회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까지 나서 '복지정책 축소냐, 확대냐'를 놓고 가열찬 논쟁을 벌였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19대 국의원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복지정책 축소'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당은 복지 축소에 반대하는 정도가 비교적 약했고, 야당은 매우 강하게 저항했다.
취재팀이 19대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절대 다수의 사회복지정책은 국민에게 필수불가결하고, 복지정책은 축소 또는 폐지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에 동의하는지 물은 결과, 응답한 154명의 의원들은 평균 4.73점을 책정했다. 통계상 중간값(4.0점)을 다소 상회하는 수준으로, 0점에서 7점까지 좌표를 놓고 7점에 가까울수록 동의 정도가 강하게 문항을 설계했다.
0에서 7을 기준으로, 7로 갈수록 복지정책을 축소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에 적극적 동의. 사진/뉴스토마토
정당별로 보면, 여야 간 인식차는 극명했다. 복지정책 축소에 대한 새누리당 의원(108명)의 인식은 4.22점으로 나타났다. 복지정책 축소에는 반대하지만 반대 정도가 그리 강하지 않아 예산 등 상황에 따라서는 복지 축소도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으로 분석됐다. 특히 유승민 의원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청와대를 직격한 뒤 증세론에 불을 지피다가 원내대표직에서 쫓겨난 것도 강한 반대를 나타내지 않는 경험론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 의원(46명)들은 평균을 훌쩍 넘는 5.93점으로 집계됐다. 복지정책을 야권의 정책 기조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 함과 동시에 현 정부에 대한 대응전선을 복지에 두고 있음을 보였다.
임채원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리더십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사회복지정책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데 반대하지만 여당과 야당의 인식차는 뚜렷했다"며 "이런 차이는 앞으로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에 대한 국회 내에서의 논쟁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9월15일 충북도의회 박한범 새누리당 의회운영위원장과 윤홍창 교육위원장, 박봉순 정책복지위원장(왼쪽부터)이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와 도교육청에 무상급식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