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16일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이 9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는 등 최근 외국인 매수 강도가 거세지자 외국인 바이코리아에 의한 지수의 추가 상승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 매수세에 따라 주도주 교체 여부도 관심거리다. 전문가들은 기존 주도주인 IT와 자동차에 이어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은행과 철강주의 랠리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9.93포인트(1.81%) 상승한 1683.33포인트로 전날에 이어 또 다시 연고점을 경신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과 선물에서 각각 8884억원과 5676계약(6259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에서도 85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이날 하루동안 사들인 규모가 1조5200억원을 웃돌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이후 닷새간 코스피 현물시장에서의 순매수 규모만도 2조5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 "외국인 '바이코리아' 당분간 지속"
외국인 순매수세가 다시 강화된 것은 조기 출구전략 가능성이 미미해지고,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는 영향이다. 글로벌 증시의 반등이나 오는 21일 국내증시의 파인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국 지수 편입 등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이 코스피지수가 연내 1700~1800선까지 가능하다는 분석을 쏟아내는 이유도 외국인 매수세에 대한 기대감 영향이 크다.
기관의 매물 규모가 커지면 지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흐름을 거스를 정도는 못된다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쪽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비관론이 자리잡을 곳이 없을 만큼 상황이 좋다"며 "외국인 대량 매수에 대한 부분은 예측불가지만 매수세는 당분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태웅 부국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증시를 이끌고 있는 투자주체"라며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는 은행, 철강, 화학 업종의 강세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성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추가적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 "IT·자동차, 은행·철강 추가 랠리 가능성"
이날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신한지주(055550)다. 순매수금액으로만 2000억원에 달한다.
은행과 철강이 지난 일주일간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현대차는 1440억원 어치를 내다팔며, 질주하던 현대차 주가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그만큼 기존 주도주인 IT와 자동차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는 이전보다 둔화됐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여전히 IT와 자동차에 대한 매력은 남아 있다고 분석한다.
엄태웅 연구원은 "IT나 자동차 기업들의 이익모멘텀 개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선엽 신한투자 연구원은 "며칠전부터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섰던 IT와 자동차 관련주에 대해 재차 매수세로 반전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큰 기존 주도주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재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