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지하철의 블랙박스’라 할 수 있는 터널모니터링시스템(TMS)이 안전 사각지대인 터널 안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6일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2011년 8억7000만원이라는 비교적 적은 돈을 들여 도입한 TMS는 이후 별도의 운영비용 없이 정비체계를 혁신한 우수사례로 꼽힌다.
서울지하철 3호선 한 곳에서만 지난 한 달 사이 두 차례나 터널 안 안전사고로 열차 운행이 각각 30분 가량 멈췄을 정도로 터널 안은 지하철 안전 사각지대이다.
점검반이 매일 열차가 운행하지 않는 오전 1시30분부터 오전 5시까지 짧은 시간 안에 도보나 모터카를 이용해 수많은 장비의 이상 유무를 살피다보니 하루에 3~4정거장 다니기도 벅찬 실정이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도입한 TMS는 매일 노선을 달리는 열차에 카메라를 달아 터널마다 CCTV를 따로 설치하지 않고도 손쉽게 이상 유무를 점검할 수 있다.
노선별 1대씩 열차 전면부와 상단부에 모두 7대의 초고속·실시간 카메라를 설치해 전차선·궤도·구조물 등의 전기·신호·통신·토목 상태를 매일 확인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또한, 소음센서, 진동센서, 거리센서를 설치해 터널 내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필 수 있으며, 이는 매일 관제센터에서 면밀히 분석해 이상 유무를 조기에 발견 가능하다.
도입 이듬해인 2012년에만 모두 320건을 발견해 조치했으며, 지난해 발견 건수가 35건에 그칠 정도로 현재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박종헌 동양대 철도운전제어학 교수팀이 2012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도입 전·후 6개월을 비교했을 때 점검 주기는 평균 10.7일에서 1일 이내로 단축됐다.
육안점검과 TMS의 병행 실시로 예방정비 건수가 225%나 증가했으며, 점검주기 단축과 예방정비 증가에 힘입어 6개월간 열차 장애가 30건에서 14건으로 크게 줄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2011년 개발업체와 함께 특허 출원을 마쳤으며, 각종 품질경영대회에서 대통령상 등을 받으며 외부로부터 호평받았다.
현재 서울메트로, 부산교통공사 등 다른 도시철도 운영기관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인도를 비롯한 해외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하는 단계다.
박종헌 교수는 “지하철 안전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인 터널에 TMS를 이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며 “기술적으로 자동으로 이상 부분 탐지하거나 카메라 성능을 높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단순한 관찰이 아니라 장비 파손이나 고장을 사전에 막고 초기에 인지해 대처가 가능하다”며 “일상점검을 TMS로 보완해 다른 어떤 도시철도 운영기관보다 높은 수준의 안전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16일 서울도시철도공사 관제센터에서 한 직원이 TMS를 활용해 열차 이상 유무를 살피고 있다.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