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대신증권 노사 갈등이 주주총회를 통해 재점화됐다. 노조와 사측의 날선 공방이 거듭된 가운데 나재철 대표의 재선임안이 통과됐고, 주총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 마무리됐다.
18일 오전 9시 나재철 대표가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에서 열린 55기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연결재무제표, 이익배당 승인 안건을 상정하고, 대부분 직원으로 구성된 주주들의 형식적 동의가 이어지자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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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현 사무금융노조 대신증권 지부장은 주총장 중앙에 선 채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은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19억2900만원 상당의 보수를 받았고, (이 회장의 아들인) 양홍석 사장은 8억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며 "같은 기간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이 5억8200만원,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5억원 미만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신증권 오너 일가는 상당히 큰 액수의 보수를 받은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 고위관계자는 "그룹 회장과 사장은 대신증권뿐 아니라 각 계열사의 실적과 방향 등 포괄적 경영을 하고 있다"며 "보수 산정 기준의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이나 감독기관에 의해 철저한 사후 관리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지부장은 "대신증권이 지주회사 체제도 아닌데 (오너가) 다른 관계회사에 대한 고도의 경영 행위를 했다고 해서 대신증권에서 돈을 받아가는 게 타당하냐"며 "대주주가 법적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돈을 받아가려는 행위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맞섰다.
이후에도 안건을 무난히 통과시키려는 사측과 발언권을 얻기 위한 노조의 고성이 높아지면서 주총 진행은 난항을 겪었다. 노조가 이남현 지부장의 부당 해고를 규탄하는 농성을 벌인 뒤 자리를 뜨면서 주총은 회사 측의 빠른 진행으로 마무리됐다.
대신증권 측은 "주주총회는 기업이 한해의 경영성과를 주주들에게 설명하고 평가받는 자리이기도 한데 일반 주주들의 권리가 훼손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나재철 대표는 재선임됐다. 지난 2012년 취임 후 2번째 연임이다. 양홍석 사장도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임기는 오는 2018년 3월까지다.
이지원 L&C세무회계사무소 대표가 사외이사·감사위원으로 선임됐고, 박찬수·김창봉 사외이사도 재선임됐다. 재무제표·이익배당(보통주 500원, 1우선주 550원, 2우선주 500원) 승인 안건과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일부 개정안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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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