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많을수록 저물가 수혜…가계 맞춤형 물가관리 필요"

입력 : 2016-03-29 오후 4:35:25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지난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0.7%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소득과 가구원수가 많을수록 저물가 혜택을 더 많이 누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9일 발표한 '저물가의 가계 특성별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에 그쳤지만, 소득분위별 물가상승률을 추정하면 1분위는 1.1%, 2분위는 0.9%, 3분위는 0.9%, 4분위는 0.7%, 5분위는 0.4%로 집계됐다. 즉 소득이 높을수록 체감하는 물가상승률이 낮았다는의미다. 
 
보고서는 소득계층별로 물가상승률이 다른 이유로 소득이나 가구, 연량에 따라 소비 품목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1분위 가구는 식료품과 주거, 보건, 통신 부문 지출 비중이 큰 반면, 교육과 교통은 비중이 적었다. 소득이 많은 5분위 가구의 경우 교통과 오락문화, 교육에 지출 비중이 높았지만 식료품과 주거, 보건, 통신 비중은 낮았다. 
 
이러한 이유로 주류·담배 물가 상승이 1분위의 경우 0.8%포인트 올렸지만, 5분위는 0.4%포인트만 올리는 영향을 줬다. 식료품도 물가상승률 기여도가 1분위는 0.3%포인트인 반면 5분위는 0.2%포인트에 그쳤다. 
 
반면에 저유가의 영향으로 교통 관련 물가는 크게 떨어졌는데, 이 혜택을 1분위는 -0.6%포인트만 누렸지만 교통 분야 지출 비중이 큰 5분위는 -1.0%포인트의 혜택을 봤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4년 동안 추이를 봐도 1분위 계층의 물가상승률이 5분위보다 높았고, 차이도 갈수록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가구 구성원으로 비교하면 가구원 수가 많을수록 저물가의 혜택을 크게 받았고, 1인 가구는 상대적으로 덜 받은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가구원 수별 물가상승률을 추정하면 1인 가구는 0.9%인 반면 2~4인 가구는 0.7%, 5인 이상 가구는 0.6%로 각각 집계됐다. 가구원 수가 적은 가구는 주류·담배 물가에, 가구원 수가 많은 가구는 교육 물가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저물가로 인한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저소득층, 소형 가구의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식료품 물가 안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농산물 계약재배 물량을 늘리고, 대규모 출하시설을 건설해 가격 안정성을 높이고 유통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 선임연구원은 이어 "교육비 물가에 부담을 느끼는 중년 및 다인 가구에 대해 사교육비 책정의 투명성을 제고할 제도 개선과 시행에 중점을 둬야한다"면서 "공식 물가와 체감 물가 간 차이를 잘 설명할 수 있도록 한국 가계의 소비 특성이 반영된 다양한 소비자물가지수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현대경제연구원이 29일 발표한 '저물가의 가계 특성별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에 그쳤지만, 소득분위별 물가상승률을 추정하면 1분위는 1.1%, 2분위는 0.9%, 3분위는 0.9%, 4분위는 0.7%, 5분위는 0.4%로 집계됐다./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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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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