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변별력 무력화·사교육 과열로 정상화 역행”

전문가들 "점수제로 환원해야"
교육부 “대학의 자율 판단 영역”

입력 : 2016-04-05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2018학년도 대입에서 영어 절대평가가 첫 도입되는 가운데 정시전형에서 대학별로 환산점수가 달라 학생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대는 0.5점의 등급 간 점수 차를 부여해 영어 비중을 대폭 줄였다. 이는 국어, 수학, 탐구영역 실력으로 학생을 뽑겠다는 취지다. 반면, 이화여대는 만점 250점 기준에서는 등급 간 점수 차는 10점이다. 최고 1등급과 최하 9등급 간 점수 차는 80점이다.
 
연세대는 1등급(90점 이상) 100점, 2등급(80점~89점) 95점으로 5점차를 두는 방식으로 결정했다. 따라서 이화여대와 연세대는 영어영역 1등급을 받지 못하면 대학에 합격하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이에 따라 대학별로 영어영역 반영이 지나치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난이도 조정은 물론, 변별력 부분에서도 문제가 발생해 자칫 사교육을 과열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영어 등급제를 점수제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오종운 평가이사는 "2018학년도 영어 절대평가 시행은 영어 교육의 정상화나 수능 영어 난이도 조정 등 거시적인 정책적 방향과는 역행하고 있다"며 영어영역 변별력 무력화와 과도한 사교육비 발생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이화여대, 연세대 등의 2018 수능 영어 반영 방식이 1등급(90점 이상)과 2등급(80점~89점) 간의 점수 차가 크게 나타나 90점으로 1등급을 받은 학생과 89점으로 2등급을 받은 학생 간에 원점수 상으로는 1점 차이지만 정시 점수 반영 방법으로는 10점차(이화여대), 5점차(연세대)를 보여 한 등급 차이에 따라 환산 점수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오 이사는 "서울대가 2018 정시전형 수능 영어영역 반영에서 등급 간 점수 차를 0.5점차로 둔 것은 한편으로 수능에서 영어 무력화라 할 정도로 비판받을 사항이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등급제 시행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하고 "이화여대, 연세대 등과 같이 등급 간 점수 차를 크게 벌리게 되면 영어 변별력, 영어 영향력을 상대적으로 크게 유지하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볼 수도 있지만 등급 간 점수 차를 예상보다 크게 벌릴수록 등급제 시행에 따른 불합리한 측면도 더욱 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영어 변별력과 영향력을 종전과 마찬가지로 유지하려면 영어 등급제에 따른 절대평가를 당장이라도 시정해 점수제로 다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영어수능등급을 어떻게 환산하는지, 반영비율을 어떻게 책정하는지 등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연 교육부 대입제도과장은 "'각 대학에서 배점을 어떻게 하느냐, 등급별 점수를 어떻게 배분하느냐' 하는 것은 오롯이 대학의 자율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고, 각 대학은 지금까지 축적된 데이터를 대상으로 해서 연구와 분석을 통해서 자신들에게 각각의 대학에 가장 적합한 점수 체제를 기초로 전형을 운영할 것"이라며 "대학들이 수능 영어의 변별력이 완전히 무력화 하거나 등급 책정 방식에 따라 과도한 사교육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균형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별력이 무력화되거나 과도한 사교육비가 발생할 여지에 대해 "현재는 그 반영비율 책정 부분이 대학의 자율사항으로 명시돼 있기 때문에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며 "그 부분에 대해서 현재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은 적절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의 모습.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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