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 줄이고 LG 늘렸다…재계 순위도 요동

삼성, 선택과 집중 따라 그룹구조 재편…LG, 물류·에너지 등 사업 다각화에 초점

입력 : 2016-04-04 오후 5:11:07
삼성 서초 사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지난해 삼성이 계열사 수를 줄이면서 군살 빼기에 나선 반면 LG는 계열사를 늘리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4일 두 그룹의 2015년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삼성의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계열사는 62개로 2014년(69개)보다 7개 줄었다. 1년간 10개 회사가 그룹에서 이름을 뺐고, 3개 회사가 새로 생겼다. 이중 상장사는 16개이며, 비상장사는 46개다.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 등 '빅딜'을 통해 화학 계열사들이 한화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지난해 9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삼성물산도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현 삼성물산은 합병사 제일모직의 변경된 사명이다. 오픈타이드코리아도 삼성SDS의 자회사 미라콤아이앤씨에 합병됐다. 오픈타이드코리아는 지난 2000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e삼성을 만들때 설립한 회사다. 
 
삼성은 또 롯데에 삼성SDI의 케미칼 부문과 삼성정밀화학을 팔며 화학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삼성정밀화학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작성된 사업보고서에는 계열사로 나와 있지만 현재는 롯데정밀화학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롯데그룹에 편입됐다. 
 
이 같은 일련의 행보는 수익과 효율의 원칙 하에 그룹을 주력 및 미래사업으로 재편하고자 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선택과 집중'에 따른 결과라는 게 재계의 대체적 평가다. 1년여 넘게 와병 중인 부친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의 키를 잡은 이 부회장은 그룹을 크게 전자와 금융으로 나누는 한편 바이오와 전장을 기존 사업에 더해질 미래사업으로 지목했다.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에 대비키 위해 모바일결제와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을 전자의 과제로 제시하는 동시에 동생인 이서현 사장이 이끌었던 제일기획도 정리키로 하는 등 과감한 결단성을 보였다.
 
LG 트윈타워. 사진/뉴시스
 
LG는 삼성과 반대로 계열사를 늘리며 사업 다각화에 분주한 모습이다. LG의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계열사는 68개로, 2014년(61개)보다 7개 늘었다. 상장사는 12개, 비상장사는 56개다. 지난해 계열사로 추가된 곳은 범한판토스(종합물류사업)·헬리스타 항공(항공운송 총대리점업)·제니스(화장품 제조업) 등이다. 전자와 디스플레이, 화학 등 기존의 주력 사업과는 별개로 새로운 사업에도 힘을 싣는 모양새다.
 
기존 계열사들도 신사업에 힘을 쏟으며 궤를 같이 하고 있다. 2013년 LG CNS의 자회사인 자동차 부품사 V-ENS를 LG전자로 이관해 VC사업본부를 신설했다. VC사업부는 차량용 디스플레이·오디오·내비게이션 등 차량 부품사업을 전담한다. 가전과 휴대폰으로 비교적 단순했던 LG전자가 전장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뛰어든 발판이 됐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LG전자의 글로벌 텔레매틱스 시장 점유율은 2013년(30.1%)부터 지난해(29.9%)까지 3년간 1위를 지키고 있다. 텔레매틱스는 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한 차량용 무선인터넷 기술을 말한다.
 
재계 순위(4월1일 기준)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삼성으로부터 화학 계열사를 인수한 한화는 자산 규모가 지난해 38조원에서 올해 54조7000억원으로 늘어 15위에서 11위로 뛰어올랐다. 역시 삼성으로부터 화학 계열사를 사들인 롯데는 자산규모를 지난해 93조4000억원에서 올해 103조3000억원으로 늘리며 7위를 지켰다. 삼성은 자산규모 348조원으로 부동의 1위를 지켰고, LG는 105조9000억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6위를 유지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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