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서울시는 17세기 초 왕실에서 안녕을 빌던 칠보사 목조석가불좌상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신청한다고 6일 밝혔다.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대한불교조계종 칠보사 대웅전 주존불(主尊佛)로 봉안된 목조석가불좌상(木造釋迦佛坐像)은 정연한 이목구비에 근엄한 인상을 풍긴다.
허리를 곧게 세운 채 머리를 앞으로 내밀어 살짝 숙인 자세로, 석가모니불의 전형적인 수인(手印)인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짓고 있다.
불상을 만들 때 불상 안에 넣는 복장유물로는 용복사 간행 ‘대방광불화엄경소(大方廣佛華嚴經疏)’, 천계 2년(1622년) 청계사 간행 ‘묘법연화경’, 간행 미상의 ‘묘법연화경’, 다라니(주문) 5종, 후령통(복장을 넣는 통), 발원문, 축원문 등이 확인됐다.
대광방불화엄경소는 용복사의 혜순(惠淳)이 인조 8∼9년(1630∼1631년) 간행한 판본이다.
발원문은 녹색 비단에 경면주사(붉은색 지하광물)로 내려쓴 왕실발원문으로 ‘대비 정묘생 김씨’(숙종의 계비 인원왕후로 추정)’를 비롯해 주상, 왕비, 세자 등 왕실의 안녕과 함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내용이 적혀있다.
후령통 안에서 발견된 1924년 축원문은 불상이 칠보사 봉안 이전에 광주군 중부면 산성리 소재의 한 사찰에 봉안됐음을 나타낸다.
조성기가 발견되지 않아 정확한 조성 시기를 알 수 없지만, 복장유물과 불상의 형태, 표현양식 등을 미뤄봤을 때 불상 연대가 17세기 전기로 추정된다.
학계 일부 전문가들은 칠보사 목조석가불좌상이 보물 제1621호로 지정된 지장암 목비로자나불좌상과 도상·양식이 유사하고 복장경전이 동일본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지장암 불상의 조성기를 봤을 때 두 불상이 1622년 왕이 죽은 후 비빈과 상궁들이 지내던 자수궁과 인수궁의 삼신불상이었으며, 나중에 광주 중부면의 법륜사로 이안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시는 17세기 불상 연구에 자료적 가치를 인정해 칠보사 석가불좌상과 복장유물 전부에 대해 문화재청에 국가문화재(보물)로 지정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는 태조~영조 궁중행사 그림과 기록을 묶은 ‘의령남씨가전화첩’과 18세기 후기 ‘백상정사 신중도’를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했다.
또 흥천사가 소장하고 있는 19세기 불화인 ‘현왕도’, ‘약사불도’를 각각 서울시 유형문화재와 문화재자료로 지정했다.
강희은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장은 “앞으로도 서울시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는 유물들을 꾸준히 발굴해 제도적으로 보존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문화재청에 국가지정문화재(보물) 지정 신청한 칠보사 목조석가불좌상.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