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일임형 ISA 일제히 판매…운용능력 성패 관건

국민·신한·우리·기업은행 등 상품 출시…"1금융 특성 반영된 자산운용 눈길"

입력 : 2016-04-11 오후 3:31:31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이른바 '만능통장'이라고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Individual Savings Account) 2차 전쟁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증권사만 내놓았던 일임형 ISA 상품을 은행권도 일제히 출시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1금융 특성이 반영된 자산 운용능력으로 고객을 끌어모은다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특히, 펀드매니저 등이 직접 자산을 운용하는 증권사보다 안정적인 모델 포트폴리오를 꾸린 가운데 컴퓨터 알고리즘이 개인별 투자 포트폴리오와 상품을 추천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곳도 있다.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고가의 경품 이벤트 역시 이번에도 빠지지 않았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기업 주요 은행 4곳이 이날부터 일임형 ISA 판매에 나섰다. KEB하나은행 등 다른 시중 은행들도 운용 인력을 확보하고 전산 시스템 준비를 마치는 대로 일임형 ISA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증권사보다는 수익이 높지 않지만 은행 특성에 맞게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 모델을 개발했다"며 "투자자 유형을 4~5개로 분류해 총 7~10종의 모델포트폴리오를 내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탁형에 비해 일임형 ISA는 금융사에 투자를 일임하기 때문에 성패의 관건이 금융사의 운용 능력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은 5개 투자성향을 담은 10개의 일임형ISA 모델포트폴리오(MP)를 제시했다. 이 포트폴리오에는▲초저위험 1개 ▲안정추구형 2개 ▲적극투자형 2개 ▲공격투자형 2개 ▲위험중립형 3개 등이 있다.
 
또한 최근 펀드평가사 KG제로인과 일임형ISA 컨설팅 지원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일임형ISA 포트폴리오 구성과 자산운용현황 보고서에 이르기까지 제로인의 전문적인 컨설팅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오는 5월31일까지 '일임형ISA 신규가입 이벤트'도 진행한다. 추첨을 통해 1등 2명에게 각 500만원, 2등 10명은 각 100만원, 3등 20명은 각 50만원, 행운상 400명에게는 5만원 등 캐시백을 지급한다.
 
신한은행은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라 7개의 모델포트폴리오(MP)를 구성했다. 이 포트폴리오는 ▲초저위험▲고위험 ▲중위험 ▲저위험으로 분류되며 고위험·중위험·저위험은 다시 적극형과 보수형으로 나뉜다. 신한은행은 우선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향후 파생결합증권 등 투자상품을 추가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15일 일임형 ISA의 비대면 가입 시스템을 시작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자동차까지 경품으로 내걸고 ISA 가입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5월 31일까지 ISA에 가입한 고객 등에게 현대차 아반떼(1명), LG트롬 스타일러(2명) 등을 제공한다.
 
우리은행(000030)은 ▲공격형 2종 ▲적극투자형 2종 ▲위험중립형 3종 ▲안정추구형 2종 ▲안정형 1종 등 10종의 모델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빅테이터 활용이 가능한 전문가를 내부에서 발탁했고,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에서 자산 운용을 한 경력자와 은행권 랩어카운트 운용역 출신들을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024110)은 ISA 브랜드 'i-ISA'와 슬로건 'i-이사(ISA)는 IBK로!'를 론칭했고, ▲고위험 2종 ▲중위험 2종 ▲저위험 2종 ▲초저위험 1종 등 7종의 모델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기업은행은 일임형ISA 운영에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도입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투자자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컴퓨터 알고리즘이 고객 데이터와 금융 빅데이터를 분석, 개인별 투자 포트폴리오와 상품을 추천해준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전산개발 등 준비가 마무리되는대로, 농협은행이 이달 20일쯤 일임형 ISA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은행 관계자는 "농협이나 하나은행도 금융지주 계열의 은행으로 이미 계열 증권사가 일임형 상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ISA는 예금·펀드·파생결합증권(ELS) 등 은행·증권·보험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투자하면서 세제혜택도 받는 종합 자산관리 계좌를 말한다. 근로소득자 기준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의 가입자는 250만원까지, 연소득 5000만원 초과 가입자는 200만원까지 비과세된다. 각 초과분에 대해서는 저율분리과세(9.9%)로 절세효과가 있다.
 
그동안 은행권에서 판매됐던 신탁형ISA는 가입자가 ISA에 담을 금융상품들을 직접 선택하고 투자규모도 결정하는 방식이다. 가입자가 계좌 내 상품을 바꾸고자 하는 경우 당초 운용 지시한 내용을 변경, 상품을 교체할 수 있다. 일임형ISA는 금융기관이 가입자의 위험성향과 자금운용목표를 고려해 제시하는 모델포트폴리오 중 하나를 선택해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달 11일부터 시중은행들도 일임형 ISA 상품 판매을 내놓았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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