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민의당이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뛰어넘는 수준의 의석을 획득하면서 녹색돌풍을 일으켰다. 이에 힘입어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차기 대권행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국민의당은 총선에서 30석 이상의 의석을 획득하는 등 전국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앞으로 국민의당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법안 처리와 정치개혁 이슈를 주도하면서 야권 재편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당장 안 대표와 제3당 교섭단체의 영향력은 총선 직후 19대 국회 마지막 회기부터 기대해볼 수 있다. 안 대표가 국민의당이 독자세력화에 성공하면서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다.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대부분의 의석을 차지하면서 안 대표는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를 제치고 야권의 대권주자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게 됐다. 안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전국 곳곳에서 변화의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호남에서도 야권 재편이 돼야 된다는 의사들이 이번 투표에 반영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강력한 지지를 얻게 된 것은 결국 기존 야당인 더민주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짙기 때문에 안 대표에 대한 호남의 지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안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서도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더민주 황창화 후보와 정의당 주희준 후보까지 출마한 일여다야 구도 속에서 승리한 안 대표는 야권연대 없이 당선됐다는데 큰 정치적 자산이 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안 대표는 전국정당, 정권교체가 가능한 수권정당이라는 공감대를 얻기 위해서는 호남외 지역구에서 추가 의석수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도권에서 당선된 후보가 소수에 그쳐 결과적으로 국민의당이 앞으로 확장성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호남당’이라는 지역 정당으로 전락해버릴 수 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또 안 대표는 마지막까지 야권후보 단일화 논의에 나서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수도권에서 분열된 야당표로 인해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로 수도권 의석을 가져가게 된 것에 대해 안 대표는 야권 지지층으로부터 책임론에 휘말릴 수 있다. 안 대표는 선거 기간내내 ‘당대당 야권연대’ 불가 입장을 계속 고수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13일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총선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후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