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17일 “국민의당은 여러명의 대통령 후보가 경쟁하는 판을 만들겠다”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 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역사의 고비마다 정의의 편에서 헌신한 여러분(광주 유권자들)께서 전폭적인 지지로 기회를 줬다. 국민의당을 정권교체의 도구로 선택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안 대표는 당권에 도전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당헌·당규의 규정대로 (대선) 1년 전에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는 것을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당권을 내려놓고 대선을 준비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민의당은 당헌·당규에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하려면 대선 1년 전에 선출직 당직으로부터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 때문에 대선을 준비하는 안 대표가 당권까지 독차지하는 무리수를 둘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안 대표는 지난 4일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도 “제 임기는 총선을 마치고 전당대회를 마련하면 끝난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차기 당권에 도전할 인물로 4선의 박주선(광주 동남을)과 박지원(전남 목포) 의원, 6선의 천정배(광주 서을) 공동대표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호남 출신 당권 주자들만 부상하게 되면 '호남 지역정당' 이미지만 고착될 수 있음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 대표도 이날 국민의당의 의석이 호남에 집중돼 이른바 ‘호남 자민련’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정당투표에서 저희는 제1야당이 됐다. 일단 서울과 경기, 인천 모두 저희가 두번째로 (지지율이 높은) 정당이 됐다”며 “특히 서울에서는 1등인 새누리당과 거의 차이가 없다. 전국정당이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의 ‘호남 지역당’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당내에서 안 대표를 제외한 유일한 수도권 당선자인 김성식 최고위원(서울 관악갑)이나 안 대표의 측근이 당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이 전국정당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기 위해서라면 호남에 국한한 대표나 원내대표는 아니라고 본다”며 “더 넓은 관점에서 접근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은 ‘님을 위한 행진곡’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곡 지정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국가보훈처는 최근 기념행사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공식 식순에서 빼거나 참석자들이 함께 부르는 제창이 아닌 공연단의 합창으로 변경해 반발을 산 바 있다. 장병완 의원은 “(청와대가) 진정으로 총선 결과를 받아들인다면 국민통합 차원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한 뒤 민주의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