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횡령·원정도박' 장세주 동국제강 2심도 징역 8년 구형

입력 : 2016-04-20 오후 6:56:39
[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검찰이 회사 자금을 빼돌려 원정 도박을 벌인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동국제강 장세주(63) 회장에게 2심에서도 징역 8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이승련) 심리로 2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번 사건은 기업비리가 아닌 개인비리이고 회삿돈을 빼돌려 이를 원정도박에 사용한 만큼 중한 형이 선고돼야 한다"면서 장 회장에게 1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8년에 5억608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주주이익을 보호해야 할 장 회장은 회삿돈을 10년 이상 빼돌리고 근무하지도 않은 가족에게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했다"며 "범행을 은폐하려 설계비 명목으로 빼돌린 회삿돈을 원정도박에 사용하고 그 액수는 1200억원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느 것도 기업활동이나 경제활동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이를 경영판단에 따른 불가피한 행위였다고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또 "범행 발각 후 이뤄진 피해회복을 원심이 양형기준상 감경요소로 반영한 것은 부당하다"며 "대법원 양형기준에 맞는 중한 실형이 선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 회장은 과거 동종 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후부터 검찰 수사전까지 횡령 범행을 이어왔다"고 덧붙였다.
 
이에 장 회장의 변호인 측은 "파철대금 횡령과 도박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파철대금 횡령액은 부정확한 수치이며 그 중 상당 부분이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유상증자에 쓰여 재투자됐다"고 최후 변론했다.
 
그러면서 "다른 횡령 사건에서 등장하는 사치품이나 개인부동산, 미술품 등은 전혀 없었으며 회사에서 나온 돈이 회사에 재투자로 유입됐던 것이지 결코 개인을 위해 유출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주주나 채권자 등 2차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파철대금 횡령액 중 상당 부분이 동국제강에 재투자 되거나 공적인 일에 사용됐기 때문에 오히려 채권자나 주주는 회사의 성장이라는 이익을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장 회장 측은 "도박에 사용한 돈도 회삿돈이 아닌 개인의 돈"이라며 "1년에 한 번 정도 사업 파트너랑 같이 카지노에 간 것을 검찰은 10년치를 다 합계해 상습도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형벌의 목적은 교화와 갱생으로 알고 있다"며 "위기에 처한 회사에 기여하고 일생을 마무리할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게 사회적으로도 효용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날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장 회장은 "사회에서는 재벌 총수라고 부르지만 저는 아직까지 총수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며 "제 과오와 부덕함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깊이 사죄드리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 회사와 산업 현장에 돌아가 남은 인생을 헌신하고 봉사하고 싶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장 회장은 지난 2005~2015년까지 인천제강소 파철 무자료 판매로 88억원을 횡령하고, 가족 계열사 가공급여와 가공거래 등의 수법으로 34억원을 횡령하는 등 총 122억원을 빼돌린 혐의(특경가법상 횡령 등)로 기소됐다. 또 횡령액 중 13억원을 여행자수표로 분산 매입해 외국으로 불법 반출하는 방식으로 세탁한 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박자금 등으로 사용한 혐의(상습도박 등)도 받고 있다.
 
1심은 특경가법상 횡령 등 일부 경제범죄와 관련해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사회적으로 크게 논란을 빚은 상습도박 혐의에 대해선 "상습성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장 회장에게 징역 3년6개월에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5억1000만원을 선고했다.
 
회삿돈을 빼돌려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로 두번째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구속돼 지난해 5월7일 새벽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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