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은경기자] 각종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경기 회복의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민간 투자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고용사정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 각종 경제지표 장밋빛이지만..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동향'에 따르면 자동차 등 광공업 생산이 1년전에 비해 1.2% 증가해 두달 연속 증가세다.
금융위기 전인 지난해 7월과 8월에 비해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이다.
서비스업 생산도 금융업이나 보험업 등이 좋아져 1년전 보다 1.1% 증가했다. 지난 8월 소비판매 역시 4개월 연속 증가해 내수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와 미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도 계속 상승세여서 경기회복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제조업 체감경기도 꾸준히 개선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특히 지난 8월 제조업 기업들의 체감경기지수는 90으로 지난 2006년 3월(9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민간 부문의 투자는 여전히 저조하다. 지난 8월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2.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1년전보다는 16.6%나 줄었다.
설비투자는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 10월부터 한번도 마이너스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각종 경기지표 호조에도 투자심리만큼은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윤명준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지난 8월 반도체 장비 쪽에서 수입투자가 늘면서 지난 7월보다 투자가 소폭 늘긴 했지만, 아직은 민간투자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 "고용이 제일 걱정"
기업들의 투자 기피 심리가 사라지지 않은 만큼 고용 시장은 여전히 꼬여 있다.
정부는 최근 경제가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민간부문의 투자부진과 느린 고용회복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고 있다.
지난 28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고용이 제일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올 하반기 기업들의 채용 사정은 7년만에 최악이다.
취업포털 사이트 '인크루트'에 따르면 올 하반기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은 전체 548개 상장사 중 194개 기업으로 3분의 1정도 수준. 이는 인크루트가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청년취업도 19년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20대와 30대의 취업자수는 952만6000명. 지난 1990년 4월 944만4000명 이후 최저치다.
문제는 내년 고용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데 있다.
LG 경제연구소는 '2010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성장에 비해 고용은 더디게 일어날 것"이라며 고용부문 만큼은 장밋빛 전망을 내놓지 않았다.
삼성경제연구소 역시 2010년 세계경제 및 국내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에도 고용부진은 여전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실업률은 소폭 줄지만 정부의 재정투입 등이 축소되면 일자리 확대는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이 고용을 개선시키고는 있지만 아직 민간부문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며 "고용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상황을 경기회복이 가시화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결국 고용이 나아지지 않고는 진정한 경기회복을 논할 수 없다는 말이다. 고용촉진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뉴스토마토 이은경 기자 onew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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