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진양
·박현준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와
LG이노텍(011070) 등 LG 부품사들이 1분기 동반 부진했다. LG디스플레이는 LCD(액정표시장치)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 하락의 여파를 이겨내지 못했고, LG이노텍은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 부진의 여파가 컸다.
LG디스플레이는 27일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조9892억원, 영업이익 39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7%, 영업이익은 94.7%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99.8% 줄어든 11억8700만원으로 집계됐다.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LCD 패널 생산량을 늘리면서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전환함에 따라 패널 가격도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1분기가 TV·스마트폰 등 전자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도 실적 부진에 한몫했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비우호적 여건 속에서도 수익성이 낮은 제품 생산을 줄이고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는 동시에 비용절감에도 나서면서 증권가의 1000억원대 영업손실 전망을 깰 수 있었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이날 열린 1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 수익성이 높은 제품에 집중하고 내부 비용을 절감하는데 힘을 쏟았다”며 “우호적인 환율의 영향까지 더해져 영업이익을 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공급과잉으로 가격 하락폭이 컸던 30인치 이하의 TV용 패널 비중을 줄이고 40인치대 및 60인치 이상의 TV 패널 비중을 확대했다. 또 M+, UHD(초고화질)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강화하고 수익성이 낮은 IT 제품 생산 여력을 TV용으로 전환하는 등 수익성 제고에 집중했다.
2분기부터는 차세대 사업으로 꼽히는 플라스틱 OLED(POLED) 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김 전무는 “시장 상황에 따라 LTPS(저온실리콘다결정화) LCD를 단계적으로 POLED로 전환할 예정”이라며 “POLED는 LCD보다 높은 평균판매가격(ASP)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리 대신 플라스틱 재료를 적용한 POLED는 휘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POLED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며 “하지만 POLED가 향후 스마트폰·웨어러블·폴더블·자동차용으로 확장될 것이기 때문에 미래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1분기 매출액 1조1950억원, 영업이익은 4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5%, 영업이익은 99.4% 줄어들었다. 또 12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사업별로는 카메라모듈 등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사업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4657억원에 그쳤다. 기판소재·LED 사업의 매출도 수요 감소로 줄었다. 차량부품 사업만 유일하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하며 1871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경기 회복 지연과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에 비수기 영향까지 더해져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 부진의 여파가 컸다는 분석이다. LG이노텍은 아이폰에 장착되는 카메라모듈을 애플에 공급한다. 애플은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가 부진하며 성장 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748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0.4%에 그쳤다. 애플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애플은 2016 회계연도 2분기(1월~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한 505억6000만달러(약 58조1200억원)를 기록했다. 애플의 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03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김진양·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