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의 귀환…삼성전자, 1분기 스마트폰 영업익만 4조(종합)

반도체·가전 '동반부진', 디스플레이는 적자…2분기 갤럭시에 달렸다

입력 : 2016-04-28 오후 3:31:50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S7의 조기출시 효과로 2년 만에 스마트폰 사업에서 최대 실적을 올리며 1분기 순항했다. 삼성전자는 28일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49조7800억원, 영업이익 6조68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65%, 영업이익은 11.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3.55% 늘어난 5조2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년보다 갤럭시S 신제품 출시 시기를 한 달 앞당긴 효과가 컸다. 그간 스마트폰의 부진을 상쇄하던 반도체가 메모리 시장의 악화로 고개를 숙였지만 1분기가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1분기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부품사업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4000억원 수준의 환율 효과도 봤다. 여기에다 손실 충당금으로 잡아놨던 해외 특허수수료 문제가 해결되면서 실적을 뒷받침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 다시 효자로…2년래 최대실적
 
사업부문별로 보면 모바일을 담당하는 IM부문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1분기 매출액 27조6000억원, 영업이익 3조89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6%, 영업이익은 42% 급증했다. 이 같은 영업이익은 2014년 2분기(4조4200억원) 이후 최대치다.
 
갤럭시S7이 중심에 선 가운데 중저가 제품들도 선전했다. 다만 2분기 실적에 잡혀야 할 갤럭시S7 초도물량이 1분기로 넘어왔다는 점은 부담이다. 이경태 삼성전자 IM 부문 상무는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열린 1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갤럭시S7은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판매 실적을 기록 중이며 셀아웃(최종 소비자 판매량)도 호조세"라며 "유통 재고도 매우 건전하다”고 말했다. 또 “중저가인 갤럭시A 시리즈는 유럽과 중국, J시리즈는 신흥 시장에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반도체 부문은 비수기 영향 속에도 서버·모바일용 제품 수요가 지속되면서 선방했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무는 “낸드플래시는 고용량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의 채용 확대 추세에 힘입어 수요가 견조했고, 모바일 수요도 중화권을 중심으로 32기가바이트(GB) 이상의 고용량 제품 채용이 늘었다”고 말했다. D램은 PC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수요가 줄었지만 서버·스마트폰에서 고용량 제품이 주로 쓰이면서 이를 상쇄했다. 전 전무는 “20나노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며 원가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LCD(액정표시장치)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27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창훈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LCD는 계절적 비수기인 데다 판가 하락이 지속되고 신공법 적용 이슈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됐다”며 “신공법은 높은 기술 난이도로 생산 차질이 있었지만 대부분 해결했다”고 말했다. CE(소비자가전) 부문은 생활가전이 부진했지만 SUHD 등 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운 TV가 선방하면서 5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 갤럭시S7 효과 지속 여부 관건…“DP·TV 기대”
 
2분기에는 갤럭시S7의 선전이 지속될지가 최대 관건이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수요가 예전보다 확연하게 줄어든 가운데 LG전자의 ‘G5’ 등 타사 제품과의 경쟁도 신경을 써야 한다. 1분기 실적에 기여한 초도물량도 부담이다. 이경태 상무는 “갤럭시S7과 엣지의 글로벌 판매를 본격화하면서 좋은 흐름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며 “갤럭시A와 J 시리즈 등 중저가 모델의 수익성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의 출시국을 늘리고 가상현실(VR) 등 각종 웨어러블 기기 등 새로운 사업 기회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1분기에 부진했던 CE부문은 2분기 기대감이 높다. 6월 유로2016, 8월 브라질 리우 올림픽 등 TV 사업의 대목으로 꼽히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예고돼 있다. 이윤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전무는 “2분기는 유로2016과 올림픽 등 스포츠 이벤트 영향으로 수요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것”이라며 “SUHD TV를 중심으로 UHD(초고화질), 커브드 등 프리미엄 제품 강화로 수익성 개선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이벤트는 디스플레이 부문에도 호재다. TV 판매량 증가로 원재료인 패널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창운 상무는 “2분기에는 스포츠 이벤트를 중심으로 TV의 대형화 추세가 예상된다”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주요 거래선의 신제품 출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침체기로 전환한 반도체는 20나노 고용량 제품과 8GB LPDDR4 등의 제품에 집중하며 서버·모바일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전세원 전무는 “낸드플래시는 3세대 제품 양산을 확대하고, D램은 수익성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10나노급의 공정전환 준비를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VR·자율주행자동차 등 반도체 부문의 신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별도 라인도 구축한다. 전 전무는 “자율주행차 시장 성장에 따라 센서 등 자동차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캐파(생산능력)를 할당해 수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된 분기배당은 올해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회사 측은 “프리 캐시 플로(순현금 수지)의 30~50%를 주주 환원에 사용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없다”며 “올해 분기 배당은 없으며, 정기배당은 7월말 이사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1분기 시설투자 규모는 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2조1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8000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2조원 규모의 3회차 자사주 매입도 결의했다. 삼성전자는 보통주 130만주, 우선주 32만주를 오는 29일부터 약 3개월에 걸쳐 매입, 소각할 계획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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