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검찰, 무리한 기소...사필귀정"

2심 조응천 무죄, 박관천 징역 7년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

입력 : 2016-04-29 오후 5:01:12
[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사필귀정, 애초부터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였다" "검찰이 더 이상 상고를 하지 않고 출국금지도 풀어줬으면 한다"
 
조응천(54)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의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고 한 말이다. 조 전 비서관은 '사필귀정'(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길로 돌아간다)을 언급하며 항소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피고인인 박관천(50) 전 경정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29일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최재형)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 전 비서관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박 전 경정에게는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지만(58) EG 회장에게 전달된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 측근 정윤회 동향' (이하 정윤회 동향 문건)등 문건들이 대통령기록물이 아니라는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대통령기록물 범위를 추가 출력물이나 사본 등으로 확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윤회 동향 문건'의 작성과 전달은 박 전 경정의 독자적인 행위로 결론 냈다. 박 전 경정이 이 문건 전달 자체를 인정하지 않다가 나중에 조 전 비서관의 관여와 지시가 있었다며 처음 진술을 번복한 점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또 관련 인사들의 정상적인 업무뿐만 아니라 국정 운영에까지 심각한 영향력을 미칠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해당 문건은 공무상 비밀로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박 전 경정의 '정윤회 동향 문건' 유출 행위는 공무상 비밀누설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박 전 경정의 뇌물수수 혐의는 원심 판단과 달리 했다. 박 전 경정이 단속무마 청탁 대가로 받은 골드바 5개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면소 판결한 것이다. 형사소송에서 법령이 개정돼 형이 폐지됐거나 공소시효가 지나면 공소권이 없어져 기소를 면하는 것을 면소 판결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박 전 경정은 실형에서 집행유예로 형을 대폭 감형 받았다.
 
재판부의 주문이 끝나자 조 전 비서관은 박 전 경정에게 오른손을 내밀었다.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맞잡은 손을 2~3회 짧게 흔들었다. 법정 밖으로 나온 조 전 비서관은 "박 전 경정은 정말 유능한 친구였기 때문에 (1심의 징역 7년에 대해) 참 마음이 무거웠다"며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따라 박 전 경정이 풀려나게 돼 제 부담을 많이 덜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박 경정은 지난 2013년 6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정윤회 동향' 보고서 등 청와대 내부문건 17건을 박 회장에게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박 경정은 단속무마 청탁으로 1억7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도 추가 기소됐다.
 
1심은 박 전 경정이 박 회장에게 전달한 문건들을 대통령기록물로 볼 수 없으며, '정윤회 동향' 문건의 경우엔 박 전 경정의 독자적 행동이라고 판단했다. 또 박 전 경정의 뇌물 혐의에 대해서도 일부 유죄로 봤다. 이에 따라 조 전 비서관은 무죄를, 박 전 경정은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으로 기소 됐다가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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