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심화되는 건설업계 '부익부 빈익빈'

10대 건설사, 전체 건설업 매출액의 절반 이상 차지
대형>중견>중소 순서로 쏠림현상 심화

입력 : 2016-05-03 오후 3:41:21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내 건설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다. 대형사들은 국내에서 해외로 확장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는 반면 중소 건설사들은 수주가 눈에 띄게 줄면서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는 모습이다.
 
3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건설사의 매출액은 63조3000억원으로 국내 건설산업 매출액의 54.5%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51.8%에서 2.7%p 증가한 수준이다.
 
건설 시공능력순위 11위부터 30위까지 건설사의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19.5%에서 연말 23.0%로 3.5%p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31위 이하 건설사의 매출액 비중은 28.7%에서 22.6%로 6.1%p 감소했다. 31위 이하 건설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총 26조3000억원으로 10대 건설사의 41.5% 수준에 그쳤으며 11위부터 30위까지 건설사 매출액(26조7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차입금 의존도 등 재무상황도 10대 건설사 등 대형사들이 더 양호했다. 지난해 전체 건설업계 차입금 의존도는 26.3%로 2014년 대비 1.5%p 증가했다.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재무상태 악화에 따른 단기차입금 및 사채 증가가 원인이었다.
 
특히, 법정관리 업체가 포함된 11~30위 이내 중견 건설사들의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 의존도는 32.6%로 2014년 말 대비 5.4%p 증가했다. 반면, 10대 건설사들은 18.2%로 1년 전과 비교해 1.8%p 감소했다.
 
건설사의 수익성을 판단할 수 있는 매출원가비율도 10대 건설사가 가장 낮았다. 매출원가비율이 낮을수록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판단한다. 인건비나 시멘트, 철강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에 잘 버틸 수 있다.
 
10대 건설사의 경우 지난해 평균 매출원가비율은 91.0%로 2014년 92.8% 대비 1.8%p 낮아졌지만 11~30위 건설사는 90.3%에서 97.4%로 급격히 높아졌다. 31위 이하 건설사들은 93.5%에서 95.1%로 1.6%p 상승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균형있는 건설업 발전을 위해서는 대형사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면서도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대형사의 경우 자체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수 있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아 빠르게 덩치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소건설사들은 치열한 내수 시장에서 대형사들과 경쟁하며 일감이 줄고 있고, 해외진출도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아 대형사와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소 건설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지역에서 발주되는 소규모 물량은 주로 지역 건설사들이 수주했었는데 대형사들이 지역 물량까지 수주하기 시작하면서 일감이 뚝 떨어졌다"며 "중소 건설사들은 대형사들의 하청업체로 전락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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