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오는 13일 신임 금통위원 4명이 참여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국내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5월 기준금리를 현행 연 1.5%에서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내수 부진 등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급증한 가계부채와 일부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는 국내 경제지표의 회복세 여부 등을 고려해 한은이 당분간 경기 흐름을 지켜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와의 정책공조 차원에서 빠르면 6월, 늦어도 3분기(7~9월) 중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9일 한국은행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5월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2014년 8월과 10월, 지난해 3월과 6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한 이후 10개월 연속 동결했다.
5월 기준금리도 11개월 연속 동결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가뜩이나 급증한 가계부채의 부담감과 최근 일부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경제지표의 회복세 여부 등을 고려하면 이번 금통위에서도 당분간 경기 흐름을 지켜보자는 판단 아래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통계청의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3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6% 증가하면서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4.2% 증가하면서 2009년 2월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부 경제지표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한은이 당분간 경기추이를 더 지켜보며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동화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3월 산업생산이 개선되고, 민간소비가 회복되는 조짐이 있기 때문에 무리해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유인이 없다"며 "한국은행이 당분간 경기추이를 더 지켜보며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영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금리 인하의 경기부양 효과는 불투명한 반면, 가계부채 증대 등 부작용이 예견된다는 것이 한은의 기본 입장"이라면서 "한은이 계속해서 금리 동결 기조를 가져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지난달 금통위원이 대거 교체되면서 이번달부터는 전체 금통위원 7명 중 새 금통위원 4명이 정례회의에 참석한다는 점도 동결 배경으로 꼽힌다. 하성근·정순원·문우식·정해방 전 금통위원 뒤를 이어 조동철·이일형·고승범·신인석 위원이 신임 금통위원으로 임명됐지만, 교체 이후 곧바로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기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은혜 KR선물 연구원은 "신임 금통위원의 취임 첫 회의인 만큼 바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5월 기준금리는 동결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얼 현대증권 연구원도 "신임 금통위원들의 첫 번째 회의인데다 취임 이후 금통위까지 소요된 기간이 짧아 금리 조정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5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금통위가 4명의 금통위원 교체 이후 첫 금통위인데다 신임 금통위원들이 대부분 친정부 성향이 강한 만큼 이달 금통위를 통해 적어도 새 체제 불확실성 만큼은 해소할 것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러면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와의 정책공조 차원에서 빠르면 6월, 늦어도 3분기 중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이달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제시된다면 여느 때보다 강력한 금리인하 시그널이 될 것"이라며 "최근 호주중앙은행(RBA)의 금리인하도 국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운선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금통위 기준금리는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그러나 경기확장에 대한 신뢰 약화와 낮은 인플레이션 기대는 선별적 양적완화와 7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의 기반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고 정부는 구조조정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며 "이주열 총재도 구조조정은 기준금리 결정에 고려할 변수라고 한 이상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충분히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4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모습 / 사진 뉴시스
박진아·차현정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