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9일 조선업 구조조정과 관련,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협력업체를 우선 지원하되 원청업체에 대해서는 자구노력을 전제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차 노동시장 전략회의’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주요 산업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장과 7개 국책연구기관장이 참석했다.
이 장관은 “1~3월 사이 5500명의 피보험자가 감소했다. 인력이동이 이미 시작한 징표”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가 조선업종에는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이 장관은 “태스크포스(TF) 구성 등 선제적 대응을 위해 이달 중순 정도 현장에 내려가서 특별고용위기지원업종 지정과 관련한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6000여개 업체의 고용유지노력과 불가피한 퇴직인력에 대해 신속한 지원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용부는 협력업체의 고용유지를 우선 지원하되, 원청업체에 대해서는 자구노력을 전제로 지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구조조정에 따라 고용불안이 예상되는 노동자 중 상당수는 조선업 호황기에 진입한 미숙련 간접고용 인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의 발제문(조선해양플랜트협회 자료 인용)에 따르면, 현대·대우·삼성·현대삼호·한진 등 5개 조선사의 직접고용 인력은 2013년 5만7604명에서 2014년 5만6175명으로 줄었으나 사내협력 등 간접고용 인력은 8만9561명에서 11만2624명으로 늘었다.
윤 박사는 “조선업종의 설계 인력과 비숙련 근로자를 중심으로 대량실업 가능성 높다”며 “2차적으로 영향을 받게 될 경남지역 고용 역시 상당수는 조선산업 호황과 구조조정 지연의 산물로, 일자리 기회가 더 나은 곳으로 이동해야하는 인력”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윤 박사는 경쟁력이 다한 업종의 일자리를 억지로 유지하는 것보다는 신속한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기업을 정리하면서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윤 박사는 “실업자에게 소득지원과 효과적인 재훈련을 제공하고 기본적인 서비스를 누리기 위한 보조를 제공하는 한편, 노동수요의 꾸준한 증가를 통한 생산적 고용 창출이 중요하다”며 “신속한 구조조정과 효과적 안전망, 노동·상품시장 유연화가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오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노동시장 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