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기자] 일본의 닛산 자동차가 위기에 빠진 미쓰비시 자동차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연비조작 파문을 일으킨 미쓰비시의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미쓰비시의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계획이다. 닛산은 또한 미쓰비시를 통해 아시아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산은 2000억엔(약 2조1500억원)을 투자해 미쓰비시 지분 34%를 매입한다. 양측은 이날 오후 도쿄 요코하마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미쓰비시는 신주 발행을 통해 닛산에 주식을 매각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닛산은 미쓰비시의 최대 주주가 된다.
미쓰비시의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48%이며 자산은 4500억엔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연이은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물론 회사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역시 무너진지 오래다. 따라서 이번 결정이 미쓰비시에는 닛산과 함께 다시 날아오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닛산 역시 미쓰비시의 아시아시장 브랜드 파워를 이용할 수 있는 찬스를 잡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미쓰비시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미쓰비시의 전체 수익 중 50% 이상을 아시아시장에서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연비조작 파문 이후에도 아시아시장에서 미쓰비시 차량의 판매율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또한 일본 자동차시장 내에서도 미쓰비시는 소형차의 인기가 떨어지는 상황에 맞서기 위한 닛산의 좋은 파트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쓰비시가 판매하는 소형차들은 닛산의 일본 내 판매량의 30%에 달한다. 비록 연비조작 파문이 있긴 했지만 자체 소형차 설비 능력이 부족한 닛산에는 미쓰비시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자동차업계 2위인 닛산과 6위인 미쓰비시의 자본적 협약으로 일본 자동차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양사는 소형차 디자인 회사를 50대 50의 지분의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운영해왔지만 두 회사 간의 직접적 자본관계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향후 일본 자동차 시장이 혼다와 도요타, 닛산의 3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