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폭죽놀이용 폭음탄을 군부대 위병소에 던져 5분 전투대기조를 출동하도록 한 것은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권모(27)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대구지법 합의부에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군부대는 5분 전투대기조를 현장에 출동시키는 등 폭음탄을 던진 것이라는 사정을 알았더라면 하지 않았을 대응조치를 취했으므로 권씨의 행위는 위계로써 군부대의 경계업무 등 구체적인 직무집행을 방해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권씨는 지난 2013년 10월 경북 경산시에 있는 군부대 위병소에 4.5㎝ 길이의 폭음탄을 던져 당시 위병 근무 중이던 상병 A씨가 비상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오인해 상부에 보고하도록 하고, 부대 내 5분 전투대기조와 정보분석조가 출동하는 등 경계태세를 갖추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위계로써 군부대 내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했다"며 권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는 이를 뒤집고 무죄로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권씨가 위병소 쪽으로 폭음탄을 투척하는 행위는 경계병이 부대를 지키는 임무에 대한 공격행위로서 즉각 대처해야 할 실제상황"이라며 "경계병이 상황의 위급성이나 규모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더라도 비상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오인 또는 착각하게 했다고 할 수 없어 위계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이 5분 전투대기조나 정보분석조가 출동할 만큼 위중한 사안이 아니기는 하지만, 군인이 비상상황의 정도를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은 당연한 임무에 해당하므로 권씨의 행위로 현장에 관한 수색이 이뤄지고, 경계근무가 강화됐다고 해서 그릇된 행위나 처분을 하게 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그러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는 상대방의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고 이를 이용하는 위계에 의해 그릇된 행위나 처분을 하게 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경우에 성립한다"며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