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판교나 위례 등 2기신도시의 성장에 최고의 아파트값을 자랑하던 분당의 명성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리모델링과 재건축 등 중장기적인 발전 가능성에 다시 분당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판교신도시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2320만원으로, 신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2000만원대를 넘기며 가장 비싼 지역으로 자리잡았다.
판교는 신분당선 개통 등에 따른 뛰어난 강남 접근성이라는 입지적 장점에 대규모 테크노벨리 수요까지 지속되면서 신도시 최고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한때 최고의 입지와 높은 아파트값에 '천당 아래 분당'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분당의 위상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분당은 지난 2006년 '버블세븐' 중 한 곳으로 지정될 만큼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였던 지역이다. 2007년에는 3.3㎡당 2000만원을 넘을 정도로 비싼 동네로 손꼽혔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에 가격 약세가 이어지더니 2기신도시가 등장하면서 새아파트를 선호하는 수요자들로 인해 노후화된 분당 아파트 인기는 점차 사그러들었다. 최근에는 판교 뿐 아니라 위례(1950만원), 광교(1739만원)에도 뒤쳐졌다.
◇판교 등 2기신도시에 밀려 최고 자리를 넘겨줬던 분당이 최근 장기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면서 명예회복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2기신도시 등장에 점차 위상이 떨어진 분당신도시가 최근 다시 수요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과잉공급 등 주택시장 침체 우려에 분양시장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어들면서 장기적인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우선, 분당은 단기적으로 리모델링 수직증축 최대 수혜지로 손꼽힌다. 15년 이상된 리모델링 대상 아파트만 13만6200여가구에 이른다. 리모델링 특성상 가구수 증가에 한계가 있어 조합원들의 일반분양 이득은 크지 않지만 워낙 입지가 뛰어난데다 잘 갖춰진 생활편의시설이나 교육여건, 교통 등으로 인한 수요 유입은 꾸준할 것이란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을 통한 수직증축이 3개층으로 제한돼 사업추진에 따른 단기적인 주민들의 실익은 크지 않다"며 "다만 생활환경이 크게 개선되면서 조합에서는 그에 따른 점진적인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후 재건축까지 바라보는 투자자의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수내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당장 집값이 오를 것을 염두에 두고 매수에 나서기 보다는 교육이나 생활여건을 보고 실거주와 함께 장기적으로 재건축까지 바라보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있다"며 "새아파트가 즐비한 판교를 넘어설 수 없겠지만 재건축 시점이 도래하면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같은 분당이라도 단지에 따라 사업성에 차이가 있는 만큼 용적률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매수에 나서야 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향후 재건축에 들어가더라도 아파트 일분분양 가구수가 얼마나 늘어날지에 따라 사업성에서 큰 차이가 난다"며 "사업성이 좋지 않은 단지들의 경우 추가분담금이 과도해 재건축 사업 자체가 추진되지 않을 수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