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어희재기자] 올해 1분기 고공 행진하던 신흥국들의 통화 강세가 마무리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1분기 고전했던 미국의 경제지표가 2분기 들어 개선되면서 미국의 금리인상 계획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1분기 반등 랠리를 즐겼던 신흥시장 통화가 재차 약세 구간에 복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이스 코스타 시티그룹 외환전략가는 “신흥 통화의 허니문은 막을 내렸다”며 “남아프리카 랜드화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띠며 침체 구간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랜드 환율은 달러당 15.90랜드까지 올랐다. 즉 달러 대비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가치가 2.0% 하락한 것이다. 3년 만에 하루 최대 낙폭이다. 말레이시아 링깃화와 터키 리라화 역시 달러 대비 각각 0.5%, 0.7% 떨어졌다. 대표적인 신흥통화인 브라질 헤알화와 러시아 루블화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통화가 하락한 것에 대해 더딘 글로벌 경제 회복세와 달러화 강세를 지적했다.
코스타는 “세계 경제성장이 여전히 어두운 데다가 특히 글로벌 무역 경기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 부양책은 예상보다 소극적이며 유럽 주식시장도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잦아들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다시 커진 것이 신흥 통화를 압박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요통화대비 달러 흐름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67% 오른 95.25를 나타냈다.
전날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나온데다가 이날 공개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는 평가가 제기되면서 6월 금리인상 가능성 고조에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미국 지표에 따른 달러화 추이가 신흥국 통화에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BNP파리바에널리스트는 "당장 상반기 금리인상을 기대하기에는 지표 결과가 혼조적이라며 약세 속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