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벤츠, 10세대 E클래스…"첨단 기술 입은 프리미엄 세단의 정석"

브랜드 대표 볼륨 모델에 첨단 주행·안전기술 접목

입력 : 2016-05-25 오후 3:41:39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지난해 국내 수입차 업계 가운데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넘긴 메르세데스-벤츠는 마음놓고 웃을 수만은 없었다. 3분기까지 이어진 상승세로 2003년 한국법인 설립이후 첫 수입차 왕좌를 꿈꿨지만 막판 뒷심 부족에 BMW7년 연속 1위를 지켜봐야했기 때문이다.
 

절치부심해 다시 한번 왕좌에 도전하는 벤츠가 핵심 병기를 선보였다. 국내 판매량 중 40% 가량을 담당하는 E클래스의 신형 모델이다벤츠는 이번 10세대 모델에 전 모델 중 최초로 적용한 첨단 주행·안전 기술로 프리미엄 세단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0세대 E클래스를 국내 시장에 공개한 벤츠가 내달말 공식 출시에 돌입한다. (사진은)드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이 E클래스를 소개하고있다. 사진/벤츠코리아

 

풀체인지 모델이지만 벤츠 세단에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대로 가져왔다. 날렵한 쿠페를 연상시키면서도 세단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잘 지켜낸 모습이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 휠베이스는 65mm, 전장은 45mm 길어졌다. 쿠페형 루프와 긴 보닛은 역동적인 실루엣을 만들어낸다. 충분한 힘이 느껴질만큼 커진 차체는 짧은 오버행과 긴 휠베이스, 대형 휠, 피처라인이 주는 역동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깔끔하게 정돈된 측면은 결코 과하지 않은 외관 디자인을 완성했다.

 

84개의 LED를 이용한 멀티빔 헤드라이트와 풀 LED 테일 라이트 디자인도 외관이 주는 전체적 분위기 속에서 튀지 않고 안정감 있게 배치됐다.

 

신형 E클래스는 아방가르드와 익스클루시브가 상이한 외관으로 출시된다. 아방가르드는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의 벤츠 특유의 삼각별이 스포티함을 더하고, 익스클루시브는 전통적으로 위치하던 보닛 위에서 클래식한 면을 강조했다. 점차 젊어지는 벤츠 소비자들의 취향까지 맞춤형으로 공략하겠다는 취지다.

 

 

신형 E클래스는 국내 시장에 아방가르드(오른쪽)와 익스클루시브가 서로 상이한 외관으로 출시된다. 가장 큰 차이점은 벤츠 특유의 삼각별 위치다. 사진/벤츠코리아

 

내부는'럭셔리 세단의 정석은 이것'이라고 보여주듯 구성했다. 최근 벤츠의 디자인 철학인 감성과 인텔리전스 통합을 담고자 했던 벤츠는 동급 차량 가운데 최초로 12.3인치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E300 이상, E220은 옵션사항유리 커버 아래 위치한 큼직한 화면은 높은 시인성은 물론 벤츠가 지향한 수평적 인테리어 디자인에 정점을 찍는다.

 

또 스티어링 휠 양 옆에 터치와 스와이프 기능을 모두 지원하는 터치스크롤 방식의 버튼 2개는 왼쪽 버튼으로 계기판을, 오른쪽 버튼으로 센터페시아 메뉴를 모두 설정할 수 있어 운전대에 손을 떼지 않고 차량의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12.3인치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E클래스 내부 전경. 스티어링 휠 양옆에 배치된 터치스크롤 버튼은 차량의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사진/벤츠코리아

 

24일 시승에 사용한 차량은 가솔린 모델인 E300 4MATIC이었다. 직렬 4기통 직분사 터보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 E300은 로엔드토크(Low-end Torque) 엔진으로 정숙성을 높여 가솔린 세단이 가져야할 미덕을 잘 지켜냈다.

 

하지만 이날 시승의 중점은 주행 성능보다는 벤츠가 브랜드 모델 최초로 적용한 차세대 주행기술들이었다. 초보 운전자를 위한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는 기존 기능 대비 주차 보조 기능이 크게 향상된 파킹 파일럿 기능이 새롭게 추가돼 좁은 공간이나 빠르게 주행할 때 주차 공간을 인식하지 못한 부분이 개선됐다.

 

시속 30km로 주행시까지 주차 공간 탐색은 물론, 양방향에 위치한 주차공간을 모두 인지한다. 특히 기존 후방 주차만 지원하던 자동 주차를 전방까지 지원하도록 개선했다.

 

향상된 신형 E클래스의 주차 보조시스템은 주차 공간 탐색 개선은 물론 전방주차까지 지원한다. 사진/정기종 기자

 

가장 인상적인 기능은 드라이브 파일럿이었다. 기존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과 유사하게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전방 차량을 따라가도록 설정하면 커브를 돌때 자동으로 스티어링 휠을 조작 운전자의 개입 없이 주행이 가능하다.

 

시야가 좋지 않거나 차선이 희미한 구간을 주행할 때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방 차량의 실수로 충돌위험이 있을 때도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를 통해 차량을 정지, 충돌을 방지한다.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는 스테레오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를 통해 일반 도로는 물론, 교차로에서까지 지원된다.

 

신형 E클래스의 드라이브 파일럿 기능을 활용해 스티어링휠에 손을 대지 않고 커브를 도는 것이 가능하다. 사진/정기종 기자

 

이밖에 운전자가 운전대를 돌려 회피 동작을 실시하면 조타력을 더해 보조하는 조향 회피 어시스트, 차량 충돌 직전 위험 지역에서 운전자를 문 쪽에서 차량 가운데로 최대한 이동시키는 프리 세이프 임펄스 사이드 기능 등은 벤츠의 첨단 주행 기술 관련 기술력이 어디까지 왔는지 잘 보여주는 요소였다.

 

벤츠는 가뜩이나 잘 팔리는 E클래스에 기술력을 총 집결해 상품성을 극대화 시켰다. 심상치 않은 초반 분위기를 대변하듯 물량 수급 문제가 해결되면 E클래스만 연 2만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상대적 약점으로 지적되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확충과 볼륨 모델 E클래스의 신형 모델을 가세시킨 벤츠의 올 라인업이라면 불가능한 수치로 보이지는 않는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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