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매각 초읽기…다급해진 금호

“정부 자본확충안 발표 예정에 금호타이어 매각 속도”

입력 : 2016-06-01 오전 6:00:00
다음달 M&A(인수합병 시장에 최소 1조원 규모의 대어(大漁)인 금호타이어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커지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겠다는 의지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사 격인 금호기업을 알짜 계열사 금호터미널과 합병시키는 등 인수 사전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31일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매각은 현재 논의 중인 산업은행 자본확충과 연계돼 있다면서 정부가 6월말 국책은행 자본확충안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매각 일정을 이 시기에 맞춰 조율해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은 지난 2월 시작돼 현재 막바지에 있다면서 다만, 금호타이어 매각 타당성에 대한 부분은 자문단이 정밀실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개인이 전망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고 귀띔했다.

 

M&A 시장에선 금호타이어의 매각절차가 7월초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이 지난 54일 합병 계획을 내놓고, 다음달 624일 공식 합병하면 금호기업의 배당 여력이 증가해 박 회장의 자금 사정이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력으론 1조원대 인수 대금을 마련하기 어렵고 백기사 동원 역시 만만찮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강력한 인수 의지를 보이는 박 회장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채권단 내부에서는 금호타이어 매각에 대해 부정적 시선과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기업이 덩치를 키운다고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성공할지도 의문이다. 걸림돌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먼저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 합병이 순조롭게 마무리될지부터 미지수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말 금호터미널 지분 100%를 2700억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공시를 통해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재무건전성 강화 조치’라고 해명했지만 재계 반응은 냉랭하다. 
 

 아울러 헐값 매각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존재한다. 실제로 금호타이어는 올해 1분기 매출액 7017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 65.6% 감소하면서 부진한 실적으로 기록했다. 또 노사 관련 일회성 비용 290억원, 미국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증가 탓에 3분기 연속 순손실을 기록해 매각 시기도 좋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선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서둘러 박 회장에게 헐값에 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각종 악재로 금호타이어의 실적이 악화됐고, 이로 인해 금호타이어의 예상 인수가 역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산업은행 입장에서 대우조선해양 등 부실기업을 구조조정하기 위해 자금을 마련해야 하고, 연말까지 시간을 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금호타이어 등을 최대한 서둘러 정리할 경우 매각가는 자연스럽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금호산업 매각이 끝났기 때문에 금호타이어 매각을 검토 중이라며 크레딧스위스, 법무법인 광장 등 자문단의 실사 결과를 보고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며 헐값매각 의혹에 대해 일축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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