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파고 넘어선 현대상선 vs '합병설'에 다급해진 한진해운

입력 : 2016-06-02 오후 6:05:15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자율협약을 진행 중인 현대상선(011200)한진해운(117930)이 각 사의 운명을 걸고 주판알 튕기기에 나섰다.

현대상선은 해운동맹 합류라는 숙제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한진해운에게 상생하자는 메세지를 던지고 있지만 한진해운은 이에 적극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운 처지다. 현대상선이 채무재조정에 이어 용선료 협상과 해운동맹 가입까지 성공하면 정부의 지원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 때문이다. 정부는 아직 언급하기에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지만, 두 선사 간 합병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서 경영 정상화까지 갈 길이 먼 한진해운으로서는 흡수합병이 될 수도 있다는 부담을 떨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1일을 끝으로 8000억원대 규모의 채무를 재조정을 완료하고 용선료 협상 타결과 해운동맹 가입을 남겨두고 있다. 정부의 선박펀드 지원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반해 지난달 초 조건부 자율협약이 개시된 한진해운은 갈길이 멀다. 현대상선이 가입하지 못한 디얼라이언스에 이름을 올리기는 했지만 채무재조정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한편 용선료 협상은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지난1일까지 채무조정을 마친 현대상선은 새로운 해운동맹 가입만을 남겨놓고 있다.
 
2일 현대상선은 서울시 종로구 연지동 사옥에서 해운동맹인 G6 회원사와 정례회의를 개최했다. 3분기 성수기를 앞두고 동맹의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현대상선은 6개 선사와 정례회의 후 이들 중 새로운 동맹 '디얼라이언스' 회원사인 하팍로이드,  NYK, MOL  등 세곳과 별도의 회의를 열고, 동맹 가입을 지지해달라고 설득 작업을 벌일 계획이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이 이 자리에 참석해 현대상선에 힘을 실어준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선사들의 요청으로 이날 아침 돌연 방문을 취소하면서 새로운 동맹 가입을 위한 공식적인 논의는 없던 것이 됐다. 전날인 1일까지 8000억원 규모의 채무재조정을 마무리한 현대상선으로서는 동맹 가입에 총력을 다해야하는 상황이다.
 
2일 현대상선은 서울시 종로구 연지동 사옥에서 해운동맹인 G6 회원사와 정례회의를 개최했다. 3분기 성수기를 앞두고 동맹의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현대상선은 6개 선사와 정례회의 후 이들 중 새로운 동맹 '디얼라이언스' 회원사인 하팍로이드,  NYK, MOL  등 세곳과 별도의 회의를 열고, 동맹 가입을 지지해달라고 설득 작업을 벌일 계획이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이 이 자리에 참석해 현대상선에 힘을 실어준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선사들의 요청으로 이날 아침 돌연 방문을 취소하면서 새로운 동맹 가입을 위한 공식적인 논의는 없던 것이 됐다. 
 
김정범 현대상선 비상경영실장(전무)은 "오늘 회의는 대체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면서 "오늘 회의 참석사 중 일부가 다른 동맹으로 이동하게 되고, 의사결정자가 아닌 실무담당에 불과하기 때문에 오늘 새로운 동맹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디얼라이언스 가입을 위한 개별논의는 계속해간다는 입장이다.
 
이어 김 실장은 "개인적으로 대승적인 차원에서 (양사모두)국적선사이고, 상생 모드로 가야 되기 때문에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13일 발표된 새로운 해운동맹인 '디얼라이언스'의 소속선사에 한진해운만 편입되고 현대상선은 제외됐다. 올해 초부터 현대상선의 위기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한진해운보다 구조조정 작업이 상대적으로 먼저 시작됐기 때문에 현대상선의 새로운 동맹 가입 이 좌절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상대적으로 경영위기 상황이 늦게 알려진 한진해운의 경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선사들의 모임인 '박스클럽'에 참여하는 등 지원사격하면서 당당히 새로운 동맹에 이름을 올려 자율협약 과정을 순조롭게 출발했다.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에 있어서 현대상선과 달리 걸음마 단계다. 현대상선은 지난 2월 말부터 협상에 돌입하면서 난항을 거듭했지만 타결만을 앞두고 있다. 인하율은 기존에 알려진 28~30% 보다 낮은 수준인 20%대로 알려지고 있지만 선주들의 합의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은 자율협약 과정의 큰 산을 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순탄치 않았던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상황을 지켜본 한진해운으로서는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정부가 용선료 협상 기간을 3개월로 못박은 가운데, 현대상선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선주들과 협상을 진행해야하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이 용선한 58척의 컨테이너선 가운데  독일계 선주 4곳에서 12척을 빌린 것을 비롯해 시스팬, 신토쿠 등 선주 구성이 현대상선보다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근 용선료 연체 사실을 캐나다 선주인 시스팬이 공표하면서 한진해운의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지난 24일에는 한 선주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진해운의 배를 억류하기도 했다. 한진해운은 억류된 선박의 운항을 재개하기로 했다며 급한 불을 껐지만 용선료 협상이 초기단계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상선은 비협약채권의 전액이 만기연장됐다. 지난달 31일과 1일 양일간 총 5번의 사채권자집회를 개최해 총 8042억원 규모의 비협약채권의 채무조정에 성공한 바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 19일 358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 연장에 성공했다. 다음달 17일 사채권자집회를 개최하고, 71-2회차 공모사채(1900억원) 연장을 시도한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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