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밋밋한 미 연준 베이지북…6월 금리 인상론 약해져

"대체로 완만한 성장"…4월보단 다소 보수적

입력 : 2016-06-02 오후 4:11:26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으로 급증했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작아지고 있다.
 
연준이 경기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경제에 대해 지난 4월보다 더 보수적인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
 
이제 시장은 유력 금리 인상 시기를 7월이나 그 이후로 예측하고 있다.
 
베이지북, 경기 평가 다소 밋밋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발표한 베이지북에서 연준은 “지난 4월부터 5월 중순까지 미국 경제가 대체적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베이지북은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에서 완만한 경제 성장이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달 베이지북에서 “대부분의 지역에서 경제 활동이 확장됐다”라고 밝힌 것보다는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지역별로는 샌프란시스코 연은 지역은 ‘점진적’, 필라델피아 등 6개 지역은 ‘완만한’ 성장을 보였지만 시카고와 캔자스시티 연은 관할지역에서는 성장이 ‘둔화’됐다고 전했다. 또한 뉴욕 연은 지역에서는 성장이 '정체'됐다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과 관련해서도 엇갈린 평가를 냈다. 전반적으로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고 은행 대출도 증가했다고 평가하긴 했으나, 지역별로 뉴욕 등 5개 연은 지역의 소비는 혼조세를 보이거나 위축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제조업과 관련한 평가도 다소 비관적이었다. 베이지북은 제조업 경기와 관련해 “지역에 따라 혼조를 보였다”고 평가했는데 이는 “대부분 지역에서 제조업 활동이 증가했다”라고 밝혔던 4월보다 좀 더 비관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다. 
 
고용 시장의 경우에도 전반적으로는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으나 애틀랜타와 리치먼드 지역에서는 고용주들이 기술을 갖춘 노동자들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평가가 나쁘진 않았으나, 지난 4월보다는 다소 보수적인 평가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이번 베이지북은 오는 14~15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초 자료로 쓰이게 될 예정이다.

6월 금리 인상 가능성 줄었지만 7월 가능성 여전
 
자넷 옐런 연준 의장.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이번 베이지북에서 연준 위원들이 그동안 보여왔던 매파적인 행보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면서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아졌다고 전했다. 
 
조셉 라보그나 도이치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베이지북에서 연준이 좀 더 가라앉은 어조를 보였다”라고 지적했다.
 
팀 듀이 오레곤대학 경제학 교수 역시 “만약 연준이 베이지북을 통해 금리 인상을 정당화하는 목적이 있다면, 이번 베이지북에서는 연준이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이와 별도로 애틀랜타 연은이 미국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것 역시 금리 인상 연기 전망에 힘을 실었다. 애틀랜타 연은은 미국 2분기 성장 전망을 기존의 2.9%에서 2.5%로 낮췄다.
 
따라서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6월 인상 가능성을 21%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베이지북이 발표되기 전 수치였던 30%에서 9%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58%로, 여전히 여름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9월 금리 인상 가능성 역시 66%로 올라갔다.
 
다만 여전히 6월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달 31일에 발표된 4월 개인소비지출(PCE)이 6년 만에 최대폭인 1% 증가했을 뿐 아니라 최근 옐런 의장을 포함한 주요 연준 인사들이 일제히 금리 인상을 서둘러야 한다는 발언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투자자들은 6월 FOMC 회의 전 최종 힌트가 될 5월 고용지표와 옐런 의장의 연설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오는 3일(현지시간) 발표될 5월 비농업부문 고용 지표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히 낮은 상태다. 3만6000명이 넘는 버라이즌의 직원들이 6주간 파업을 벌인 여파로 12만건 정도의 매우 낮은 취업자수가 나올 것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경기 회복을 위해 필요한 기준인 20만건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물론 파업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긴 하나,  당장 6월에 금리를 인상하기에는 연준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옐런 의장이 오는 6일 필라델피아에서 연설을 가질 예정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날 정확한 힌트가 나오지 않는다면 사실상 6월 금리 동결을 시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분석하고 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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