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조원 채권북' 증권사 2조4천억 벌었다

평가손익서 대박…기준금리 인하로 더 달궈진 채권랠리

입력 : 2016-06-09 오후 4:02:46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181조원 채권 북(Book)'을 든 국내 증권사들이 대박을 쳤다. 연이은 채권랠리로 시장금리가 30bp(1bp=0.01%p) 넘게 빠지면서다. 연초 이후 보유채권 평가이익은 대략 2조4000억원을 웃돌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60개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규모는 6월 현재 고유계정 기준 181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대형증권사의 평균 채권보유 규모는 한 곳당 15조원이 넘는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확대로 증권사 보유채권 규모는 꾸준히 증가했다. 금리하락은 증권업 수혜로 이어진다는 공식에 증권사들은 매년 채권 북 규모를 키웠다. 3년 전(134조원)과 비교해도 35% 가량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대형증권사는 환매조건부채권(RP) 북과 ELS, 기본 자기자본(PI) 투자 등 채권보유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자본손익이 늘어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막대한 규모의 증권사 보유채권은 수익성으로 이어졌다. 1분기 증권사 채권관련 이익은 1조6117억원. 금리하락으로 인한 채권처분·평가이익 증가로 전분기 대비 160%(9923억원) 넘게 벌었다고 금융감독원은 집계했다. 지표물인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초 1.63%에서 3월 말 1.44%까지 내려오며 19bp의 변동성이 주어진 결과다. 같은 기간 주식관련 이익(1494억원)의 열배 이상 이익을 낸 셈이다.
 
여기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1.50%→1.25%)는 채권시장 랠리에 기름을 부었다. 이날 전 기간물 금리는 모두 하락했다. 국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3bp 내린 1.345%로 사상 최저치에 마감했다. 국채 1년물과 5년물도 각각 6.2bp, 4.4bp씩 하락한 1.352%, 1.425%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장기물도 모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10년물은 3.7bp 하락한 1.660%를 기록했다. 20년물과 30년물도 각각 3.5bp, 3.2bp씩 하락한 1.766%, 1.792%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2분기 증권사들이 보유채권만으로 8000억원의 추가 이익을 낼 것으로 진단했다. 1분기 20bp의 변동폭으로 1조6000억원의 이익을 냈다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2분기 그 절반의 변동폭인 10bp(1.44%→1.34%)는 8000억원이 될 것이란 단순계산 결과다.
 
한 대형증권사 채권운용역은 "다만 평가이익은 트레이딩과 캐리수익이 더해진 것으로 RP북이 포함된 규모여서 고객계정은 빼야하고 프랍북에서는 조달금리를 빼야한다"며 "결국 차익실현을 해야 의미가 있는 이익"이라고 말했다.
 
'181조원 채권 북(Book)'을 든 국내 증권사들이 대박을 쳤다. 연이은 채권랠리로 시장금리가 30bp(1bp=0.01%p) 넘게 빠지면서다. 연초 이후 보유채권 평가이익은 대략 2조4000억원을 웃돌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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