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국내 가계소비에서 사교육비와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내수 진작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가계소비의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가계소비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상반기 7.4%로 지난 2000년 5.4% 대비 2.0%포인트 증가했다. 국외 유학연수 비용을 포함할 경우에는 8.2%까지 비중이 상승했다.
한은은 사교육이 교육비 지출비중 상승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사교육비는 1.9%에서 3.6%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 기간 공교육비 비중은 3.5%에서 3.8%로 0.3%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유학·연수 비용은 0.3%에서 0.8%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해외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미국 2.6%, 일본 2.2%, 호주 3.5% 등에 비해 3배 가량, 프랑스 0.8%, 독일 0.8% 등 서구 유럽 국가들과는 10배에 가까이 차이가 있었다.
한은은 국내 대학진학률이 지난 2000년 68.0%에서 2008년 83.8%로 크게 오르는 등 대학 선호현상이 더욱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대학진학률이 오른 만큼 사교육비 부담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의료비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도 소비를 가로막는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소비의 의료비 비중은 올 상반기 6.4%로 전년 6.0%에 비해 0.4%포인트, 2000년에 비해 2.5%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영국 1.6%, 프랑스 3.6%(이상 2008년 기준), 일본 4.1%, 캐나다 4.4%, 독일 4.6%(이상 2007년 기준)보다 높은 수준이다.
의료비 비중 증가의 원인은 ▲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 건강보험 급여범위 확대 ▲ 고령화 사회 진행 등으로 나타났다.
의료비 중 민간이 부담하는 분담률은 45.1%(2007년 말 기준)로 미국 54.6%을 제외한 일본 18.7%, 캐나다 30.0%, 프랑스 21.0% 등 다른 국가들 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교육이나 보건 서비스는 다른 산업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전ㆍ후방 연쇄효과가 전체 평균의 약 80%에 불과하다"며 "소비자들이 교육이나 보건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다른 쪽으로 돌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