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 지난 7일 김대환 전 위원장의 사퇴로 비롯된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장 공석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노동계에서는 현 정권의 '노정관계 복원' 의지가 분명치 않고 김 전 위원장의 사퇴가 본인 의사에 따라 이뤄진 만큼 당분간 현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관건은 김 전 위원장의 사퇴서를 수리한 청와대의 의중이다.
김 전 위원장에게 더 이상 기대할 역할이 없어 '일단 사표를 수리하고 본 것' 이라면 후임 인선이 늦어질 공산이 크지만 후임을 정해놓고 김 전 위원장의 사퇴서를 수리한 것이라면 그 대상은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낙선한 친박계 정치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지난주 청와대 비서실 인선으로 보면 노사정위원장 인선도 '낙선자 챙기기'의 일환이 되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다"며 "그게 아니라면 청와대가 후임 인선에 큰 부담을 갖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 이사장도 1년 이상 비워놓는 게 현 정권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특히 청와대가 노정관계 복원을 목적으로 김 전 위원장의 사퇴서를 수리한 것이 아닌 만큼 후임 인선도 야권과 노동계가 배제된 가운데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른 노동계 관계자는 "통상 노사정위원장을 교체할 때 노정관계를 복원하고 싶다면 노동계에 먼저 메시지를 준다"며 "그런데 이번엔 어떤 신호도 없었다"고 말했다. 노동계 출신의 야권 관계자도 "당사자가 원하고 계속 사표를 안 받고 버티는 것도 효과가 없으니 교체하기로 한 것 같은데, 우리 쪽에는 어떤 이야기도 없었다. 자기들 입맛에 맞는 사람을 쓰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현재까지 차기 노사정위원장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사는 제10대 노동부 장관과 지난해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장을 지낸 이인제 전 의원이다. 고용노동부 내에서는 이 전 의원이 아니더라도 노사정위원회에 노정 간 가교로 정무적 능력이 요구되는 만큼 후임 노사정위원장으로는 정치인 출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다만 친정부 성향이 강한 인사가 노사정위원장으로 임명된다면 노정갈등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20대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에 신청할 예정인 한 야권 관계자는 "친박 성향의 노사정위원장이 임명된다면 분명 지금보다 분위기가 좋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노사정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이임식을 마친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이 위원장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