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 민영화를 앞둔 산업은행이 그간 누려온 국책은행의 지위를 앞세워 퇴직연금 시장에서 이른바 '꺾기' 영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성남 의원은 20일 산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산은이 판매한 퇴직연금 가입건수 중 81%가 산은이 여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라며 "또 산은 퇴직연금 가입규모 상위 10개 업체 중 상당수는 산은이 주채권은행이거나 최대주주의 지위를 갖고 있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 산업은행 퇴직연금 유치실적
<자료=민주당 이성남 의원실>
이 의원에 따르면 전체 퇴직연금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확정급여형(DB형) 시장에서 산은의 수익률은 지난 6월말 현재 1.35%로 13개 은행 중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확정기여형(DC형) 수익률 역시 2.03%로 10위에 머무르는 상황이다. 반면 시장 비중이 낮은 개인퇴직계좌(IRA형) 수익률은 4.11%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올 9월말 현재 산은의 퇴직연금 잔액은 3297억원으로 전체 6위를 기록했다. 다른 은행에 비해 지점이 거의 없고 전반적으로 수익률이 낮지만 이처럼 퇴직연금 유치에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는 건 영업과정에 산은의 '지위'가 반영됐기 때문이란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여신을 보유한 기업이 퇴직연금을 팔았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대출이나 각종 정책자금을 내세워 퇴직연금 마케팅에 나설 개연성이 크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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