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수억 금품수수' 민영진 전 KT&G 사장 '무죄'(종합)

"전체적 혐의 인정 어려워"

입력 : 2016-06-23 오전 11:46:44
[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협력업체와 부하직원에게서 수억원대 금품을 수수하고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라고 지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민영진(59) 전 KT&G 사장이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현용선)는 배임수재 및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 전 사장에게 "전체적으로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사청탁 및 업무상 편의 제공 등을 명목으로 민 전 사장에게 금원을 제공했다는 이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민 전 사장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진술자들이 수사기관 및 재판에서 범죄 혐의로 추가 수사를 받을 수 있는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고 허위로 진술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담배 유통업자로부터 사회상규와 신의성실에 위반하는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는 점도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민 전 사장의 배임증재 혐의 4건 모두 유죄로 인정하지 않았다.
 
또 연초제조창 부지 매각 가격을 높게 받으려고 부하 직원에게 지시해 담당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네게 했다는 혐의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민 전 사장이 뇌물을 전달할 동기나 사정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민 전 사장은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섰다. 재판부의 무죄 판결이 나오자 방청객 곳곳에선 안도의 탄식이 나왔다. 민 전 사장은 재판부에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앞서 민 전 사장은 이모(62) 전 부사장에게서 인사청탁 명목으로 4000만원을 받고 협력업체로부터 업무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6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구속기소됐다. 2010년에는 중동의 담배유통상으로부터 7900만원 상당의 시계를 받은 혐의도 있다.
 
또 2010년 KT&G 청주 연초제조창 부지 매각 당시 가격을 높게 받으려고 용역업체 대표 강모씨를 통해 청주시 공무원 이모씨에게 6억6000여만원의 뇌물을 건네도록 지시한 혐의(뇌물공여)도 받았다.
 
대가성 금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민영진 전 KT&G 사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해 12월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 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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