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SK하이닉스 CEO(왼쪽)가 소통 간담회 ‘공감톡톡’에서 구성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톱2 메모리 반도체 회사가 되기까지 위기를 극복해 온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때마다 늘 ‘협업’이라고 말했다. 우리 회사는 모든 구성원이 공동의 목표로 일하기 때문이다. 이런 협력의 DNA는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남아 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CEO는 지난 23일 청주 캠퍼스에서 열린 구성원과의 소통 간담회 ‘공감톡톡’에서 개인의 업무와 협업 과제 사이에서 고민이라는 구성원의 이야기를 듣고 이같이 답했다. 이날 행사에서 박성욱 CEO는 회사생활 중 흔히 겪을 수 있는 협업, 회의 문화와 같은 일상적인 주제부터 더욱 경쟁이 치열해지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전망까지 폭 넓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330여명의 구성원들도 즉석 현장 투표와 의견 발언 등을 통해 CEO와 실시간으로 소통했다.
박성욱 CEO는 간담회 첫 주제인 협업과 함께 솔직함도 강조했다. “반도체는 ‘양심 사업’이다. 수백개의 제조 공정 어느 하나라도 솔직하지 않으면 결국 문제가 생긴다. 솔직함이야 말로 반도체 업의 특성을 봤을 때 반드시 필요한 미덕이다.”
중국의 메모리반도체 진출 등에 대응한 SK하이닉스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우리가 만드는 메모리 반도체는 하나의 제품이 나오기까지 약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다. 그만큼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렇다고 절대 방심할 수 없다. 중국은 향후 5년 간 약 200조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는 더 빨리 뛰어가는 방법밖에 없다. 구성원 여러분들이 하고 있는 업무 하나하나에서 내부 혁신이 멈추는 순간 우리는 따라 잡힐 것”이라고 했다.
박성욱 CEO는 자신이 생각하는 기업문화 변화 방향성을 제시하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과거에는 누군가가 ‘SK하이닉스의 문화는 어떤가요’라고 물어보면 별다른 고민 없이 일사불란함이라고 했다. 수많은 조직들이 한 몸처럼 협업하고 움직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과거 10년의 변화가 불과 한달만에 이루어질 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가 만드는 낸드플래시 제품도 2D와 3D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결국 사람의 경험도 필요하겠지만 경쟁력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건 구성원 여러분의 자발적이고 의욕적인 자세와 아이디어이다. 우리는 그런 자발적이고 의욕적인 문화로 변화해야 한다.”
이 밖에 패널 토론 시간에는 SK하이닉스의 강점과 선후배 간 직장생활 시각차에 대한 즉석 투표도 이루어졌다. ‘SK하이닉스 답다’는 의미를 묻는 투표에서는 ‘두려울 게 없다! 싸워서 이기는 힘’이란 대답이 42%로 가장 큰 호응을 받았다. ‘조직 내에서는 선배가 어느 정도 군기를 잡아야 한다’는 찬반 투표에서는 과반을 넘는 찬성표가 나와 직급에 상관 없이 모두 때론 엄한 선배의 역할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장동식 SK하이닉스 책임은 “우리의 고민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회사와 미래에 대한 CEO의 고민도 느낄 수 있었다”며 “직급만 다를 뿐 우리 모두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SK하이닉스인이라는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