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투표)영국 국민들 '탈퇴' 택했다…브렉시트 현실화(종합)

英 독립당 '독립 기념일' vs 잔류 측 '최대 재앙'

입력 : 2016-06-24 오후 5:12:16
[뉴스토마토 어희재기자] 43년 만에 개최된 영국의 EU 잔류와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모두 끝났다. 영국인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택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뉴스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오전 7시를 기점으로 모든 개표가 완료됐다. 개표 결과 탈퇴는 51.9%(1741만742표), 잔류는 48.1%(1614만1241표)로 탈퇴가 3.8%포인트 앞섰다.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는 탈퇴가 각각 53.4%, 52.5%로 잔류보다 우세하게 집계됐으며 북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는 잔류가 55.8%, 62.0%로 탈퇴를 앞섰다.
 
이날 전체 투표율은 72.2%로 1950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탈퇴가 우세했던 잉글랜드(73%)와 웨일즈(71.7%) 지역의 투표율이 평균 70%를 웃돌며 잔류 지지율이 높았던 북아일랜드(62.9%)와 스코틀랜드(67.2%)보다 높았다.
 
투표 직전일까지 여론조사가 박빙으로 집계된 가운데 개표 현황은 전세계인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영국 전국의 382곳의 선거구에서 개표가 13% 완료된 초반에는 잔류가 50.1%, 탈퇴 49.8% 보다 우세하게 나왔으나 개표가 3분의 1 이상 완료된 이후부터는 탈퇴 비율이 50%를 넘어서며 잔류를 앞섰다.
 
윤곽이 잡히기 시작한 개표 70% 현황에서 탈퇴가 51%로 잔류 48%를 앞섰고 BBC뉴스는 ‘브렉시트 가능성이 사실상 90%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브렉시트 확정에 영국 내 찬반 진영의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됐다. 브렉시트를 지지했던 영국 독립당 등 탈퇴 캠페인 진영은 이날을 ‘영국의 독립 기념일’이라고 표현하며 자축했다. 반면 EU 잔류 진영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영국 최대 재앙의 날’이라고 말했다.
 
EU 잔류 진영을 이끌었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결과 이후 기자회견에서 사임을 표명했다.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 확정으로 오는 10월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파운드화 가치는 전날보다 13% 급락했다. 이날 탈퇴가 확정시 되자 장중 파운드·달러 환율은 파운드당 1.32달러까지 하락해 3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안전자산인 엔화에 수요가 몰리며 달러·엔 환율 역시 출렁였다. 장중 달러·엔 환율은 100엔선이 붕괴됐다. 달러·엔 환율이 100엔을 이탈한 것은 2013년 10월 이래 처음이다.
 
개표 현황이 그대로 반영된 아시아 주식시장도 ‘검은 금요일’을 보냈다. 일본 닛케이 225지수는 전날 보다 7.92% 급락해 1만4952엔으로 마감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3% 하락했으며 대만 가권 지수는 2.3% 내렸다. 홍콩 항셍지수는 장중 4% 이상 급락해 2만선을 이탈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후 금융시장의 추가적인 영향력도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스본 조약 50조에는 탈퇴 협상이 2년에 걸쳐 진행된다고 규정됐으므로 단기적으로 탈퇴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WSJ은 영국이 리스본 조약에 따라 EU와의 관계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영국의 경제 침체와 무역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며 추가적으로 ‘변동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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