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조선업계 "RG 발급 절실"

산업부-조선업계 CEO 간담회 개최…조선3사 노조 파업 불만도 속출

입력 : 2016-06-29 오후 6:30:00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조선업계가 정부에 금융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이 제한돼 수주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회사별 여건에 맞는 발급을 요구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조선업계 CEO·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오전 서울시 삼성동에 위치한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조선사 CEO 및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신용등급과 부채비율 등 각 사의 사정에 따라 유연하게 RG를 발급해줄 것을 건의했다. 통상 2년이면 환수할 수 있는 RG를 다른 여신과 일괄적으로 취급하지 말아달라는 뜻도 전달했다.
 
저가 수주 등 불공정한 계약 방지를 위해 해양정보 금융센터 등을 통해 사전 검증 절차를 거친 후 RG 발급을 추진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업계에서는 금융기관이 구조조정 논의와 글로벌 경기 불황을 이유로 조선업계의 RG 발급을 거절하거나 지연시키는 사례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는 조만간 금융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하고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이밖에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 ▲신조시장 활성화 ▲경쟁력 강화 위한 마스터 플랜 수립 등이 논의됐다.
 
조선3사 CEO들은 파업 등 노조 투쟁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간담회가 끝난 후 박대영 삼성중공업(010140)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전날 노동자협의회가 파업안을 가결하고 이날 아침부터 상경집회를 벌이고 있는 데 대해 "노협이 파업을 하면 은행 관리를 받을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박 사장은 "일주일 사이에 자구안을 내놔야 해서 노조와 합의할 여유가 없었다"며 노협과 대화가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어 "노협 입장에서 파업을 한다고 이득될 것은 없다"며 "노조와 대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상증자와 관련해서는 "대주주(삼성전자) 이사회에서 통과한 후에 알 수 있다"면서 "우리가 필요한 자금이 얼마인지 검토해야 해서, (증자규모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답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042660) 사장은 이미 지난 14일  노조가 파업을 결의한 것과 관련해 "노조도 회사의 심각성을 알기 때문에 파업까지는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난골 프로젝트로 인해 컨티전시플랜(비상경영계획안)을 가동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오갑 현대중공업(009540) 사장은 "아버지가 100만원 벌다가 60만원을 벌면 거기에 맞춰 살아야 한다"며 "아버지가 사장이었을 때의 월급만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회사가 처한 위기 국면을 도외시한 채 노조가 임금인상만을 요구하고 있다는 질타로 해석됐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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