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탄광에서 아들을 잃은 한 노인(예수정 분)이 있다. 아들의 제사를 지내고 돌아오는 길에 자신의 땅에서 금맥을 발견한다. 그리고 확인차 경찰인 명근(조진웅 분)에게 알린다. 도박으로 빚이 쌓인 명근은 "금이 아니라 황철석"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엽사인 쌍둥이 동생 동근(조진웅 분)에게 금을 캐자고 제안한다. 동근은 엽사들을 불러모은다. 수상쩍은 이들을 우연히 발견한 기성(안성기 분)은 이들을 쫓는다. 그러던 중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고 엽사 무리와 대적한다.
영화 '사냥' 포스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사냥'은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제작하고 '첼로 - 홍미주 일가 살인사건'(2005), '소풍'(2008)을 연출한 이우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올해 상반기를 수놓은 조진웅이 1인 2역을 맡으며 전면에 나서고, 안성기, 한예리, 권율, 박병은 등이 출연한다. 손현주는 분량은 적지만 후반부를 장식하는 중요한 인물을 맡는다. 화려한 캐스팅을 바탕으로 산 속에서 스릴 넘치는 추격전을 선보인다.
영화는 금을 캐려는 엽사 무리가 우연히 사고를 겪게 되고, 기성이 이를 목격하면서 출발한다. 노인의 손녀딸이자 기성이 끔찍하게 아끼는 양순(한예리 분)도 노인을 찾으러 산에 올랐다가 위기에 처한다.
이 과정에서 배우들의 고생이 한 눈에 보인다. 거친 산을 뛰고 또 뛰며, 총격전을 벌인다. 산에서 굴러 떨어지고 피가 낭자한다. 특히 환갑을 넘긴 안성기의 분투는 놀랍다. 매 작품마다 색다른 캐릭터로 관객과 만난 조진웅은 섹시한 사냥꾼 동근을 만들어낸다. 절제된 말투와 행동을 통해 카리스마로 무장한 조진웅의 힘이 느껴진다. 아울러 한예리, 권율, 박병은, 한재영, 김윤성 등 비중 있는 조연들의 연기력도 출중하다. 특히 까불거리는 권율과 광기 어린 박병은은 '사냥'이 발견한 보석으로 여겨진다.
모든 장면이 긴박하게 흐르긴하지만, 제작진은 스토리의 개연성을 자연스럽게 풀어내지 못한다. 노인의 아들(진선규 분)과 무너진 탄광에 갇혔다가 수십일 만에 살아난 기성의 비밀을 풀어내는 방식이 서툴다. 불친절한 듯해도 명확했던 '곡성'과 크게 비교된다. 비밀을 알게 된 후에도 억지스럽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다. 추격전 과정에서도 개연성이 떨어지는 지점이 보이며, 갑자기 '람보'가 된 기성과, 웃기면 안 되는 상황에서 터지는 웃음까지 아쉬운 대목이 많다.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나가지 못한 탓에 후반부 감동도 다소 신파적으로 여겨진다. 이로 인해 배우들의 연기력과 긴박하게 흐르는 추격전의 매력이 다소 반감된다. 배우들을 비롯해 스태프들의 고생이 한 눈에 보이지만 최종 결과물은 살짝 아쉬움을 자아낸다. 상영시간은 93분, 지난 29일 개봉했다.
영화 '사냥' 안성기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플러스(+) 별점 포인트
▲ 조진웅과 안성기를 비롯한 고군분투 : ★★★
▲ 조진웅의 섹시미 : ★★★
▲ 권율, 박병은의 발견 : ★★★
▲ 긴박하게 흐르는 추격전 : ★★★
▲ 야산의 절경 : ★★
◇마이너스(-) 별점 포인트
▲ 억지스럽게 풀어낸 인물들의 비밀 : ☆☆☆☆
▲ 정확하게 연결되는 느낌이 아닌 회상신 : ☆☆☆
▲ 실소가 터지는 조진웅·안성기 폭포 대적신 : ☆☆☆
▲ 너무 긴 후반부 엔딩 : ☆☆☆
▲ '람보' 안성기 : ☆☆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