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2분기에도 나란히 호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반도체, TV·가전 등 전 사업부의 실적 개선 속에 애물단지였던 디스플레이마저 흑자전환, '깜짝실적'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LG전자는 모바일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TV·가전이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데자뷔’가 연상된다.
30일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좋다”며 “갤럭시S7의 실적이 3개월분 반영되는 만큼 전체 실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와 가전은 전분기와 비슷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TV와 가전 부문의 판매 호조가 이어져 1분기와 비슷한 실적이 예상된다”며 “모바일 부문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기대됐던 G5는 마케팅 비용 부담 등에 용두사미로 끝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도 양사 모두 높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분기말로 갈수록 예상치가 오른 반면, LG전자는 반대의 흐름이 나타났다. G5의 판매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50조9381억원, 영업이익 7조3230억원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6조원대에서 7조원대로 상향 조정됐다. LG전자는 매출 14조4581억원, 영업이익 5914억원으로 컨센서스가 모아졌다. 영업이익에 대한 눈높이는 6000억원대에서 5000억원대로 낮아졌다. 아쉽지만, 전년 동기 실적(영업익 2440억여원)을 훌쩍 뛰어넘는 예상치다.
삼성전자는 1분기 일등공신이었던 갤럭시S7을 필두로 모바일 사업부 전반적으로 실적 공헌도가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7의 호조 속에 저가형 모델인 갤럭시J 시리즈의 판매 확대까지 부각됐다. 특히 중저가 제품의 이익률이 향상되고 있는 것이 긍정적이란 평가다. 이는 삼성전자가 휴대폰 공장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긴 후 생산원가가 낮은 베트남 생산 비중을 늘린 데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라인업을 축소하는 등 비용구조를 지속 개선하고 있다.
업황을 뒤집는 반도체 사업의 호실적도 기대된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시황 하락세는 계속됐지만, 경쟁사들보다 1년 앞선 기술 우위가 힘이 됐다. 지난해 말부터 양산에 들어간 3세대 3D 낸드플래시 사업이 본격화되며 가격 하락을 상쇄하고도 남는 이익 달성이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게다가 6월 들어서는 반도체 시황도 반등했다. 업계는 기업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가장 활기를 띠는 것으로 전한다. SSD는 삼성전자가 세계 1위이며, 3세대 낸드를 새로 탑재했다.
TV 및 가전도 호재가 많다. TV는 2분기 초 일시적으로 패널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신제품 출시에 차질이 있었다. 하지만 하반기 올림픽 특수를 앞두고 산업 전반적으로 수요가 확대되며 고가 위주의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LCD TV 수출도 지난달 15개월 연속 하락세를 마치고 반전했다. 2분기 계절적 성수기를 만난 에어컨도 실적에 기여할 것은 자명하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흑자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신공정 도입에 따른 LCD 생산차질 이슈가 2분기 들어 완화됐다. 삼성전자는 LCD 수율 안정화로 전분기 대비 이익 개선 폭이 클 것으로 봤다.
LG전자는 ‘가전명가’의 명성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효자 품목인 가전과 TV 사업부들은 2분기에도 프리미엄 제품 확대와 원가경쟁력 강화를 통해 1분기와 유사한 영업이익률을 유지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TV 부문 패널 원가 상승폭도 예상보다 높지 않았다. 올림픽 특수, 에어컨 성수기 효과까지 더해 TV·가전 사업부가 모바일 사업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모바일 사업은 또 다시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초기 돌풍을 일으켰던 G5는 시간이 흐를수록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G5 출하량은 당초 2분기 예상치보다 100만대 정도 덜 팔렸을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판매량에 부정적 요인이었던 3G와 LTE폰의 비중 전환 문제는 2분기 들어 완화됐다. K시리즈 판매가 본격화되는 등 긍정적 소재도 있다. 아울러 LG전자는 OLED TV와 전장부품 신사업 비중도 점점 확대하는 추세다.
‘장밋빛’ 전망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변수도 있다. 양사는 갤럭시S7과 G5의 출시일을 전작보다 한 달 앞당겨 효과를 봤었다. 5월 들어 스마트폰 수출량이 급감하며 기저효과가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G5의 부진이 컸다는 평이다. 삼성전자도 출혈이 없지 않아 보인다. G5는 북미에서 고전했는데 갤럭시S7 등 경쟁사의 공격적 마케팅이 견제작용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삼성전자도 비용 부담이 컸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성수기를 만난 계절 가전에도 다소 높은 마케팅 비용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실적에 도움이 됐던 환율효과도 2분기에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