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기자] 극단적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무슬림의 5대 의무 중 하나인 라마단을 테러에 악용해 전 세계에서 크고 작은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라마단 기간(6월6일~7월5일) 시작 전인 지난 5월 말,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은 신의 허락을 받아 어디에서든 테러를 실천하라”는 메시지를 전파하며 라마단 기간 비무슬림을 대상으로 하는 테러를 부추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극단주의자들도 “라마단이 다가오고 있다. 승리의 달이다”라며 테러에 독극물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번 라마단은 시작과 함께 종료를 앞둔 시점까지 테러가 계속됐다. 지난 12일 4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미국 올랜도 클럽 총격 테러사건부터 22명의 외국인이 사망한 방글라데시 다카의 폭탄 테러, 라마단 금식 종료일 저녁에는 바그다드에서 자살 폭탄 테러로 140명이 넘게 희생당했다. IS는 테러가 발생 시마다 해당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해왔다.
3일(현지시간) 라마단 금식 기간이 끝나고 저녁 식사를 하러 나온 사람들로 꽉 찬 바그다드 카라다 거리에서 자살 차량 폭탄이 터져 140명 이상이 사망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전 세계 무슬림에게 ‘폭력’은 라마단의 정신과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 행동이다. 라마단은 금식과 함께 수행자들과 친구, 가족을 위해 기도를 하는 시기이며 이 기간에 고귀한 행동을 하면 더욱 가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결국 이 같은 테러는 IS가 라마단 기간에 대한 지지자들의 신앙심을 악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NYT는 전했다.
지하디스트 전문가인 파와즈 게르게스 런던 정경대 교수도 “이는 분명히 알카에다(9·11테러를 일으킨 이슬람 테러단체)의 의도”라며 “알카에다를 비롯한 연계조직들이 라마단 기간을 전 세계 지지자들에게 테러 선동의 분수령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지난해 라마단 기간에도 튀니지 해변 리조트를 포함, 쿠웨이트와 시리아 등에서 많은 테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테러 연구원들은 “테러는 1년 내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라마단 기간에 더 빈번하다는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