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평판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줄어들고 있다. 더 이상 기존 수요에 기대할 수 없다. 결국 디스플레이 자체 기술이 바뀌는 수밖에 없다.”
“현재 폴더블(접고), 롤러블(마는) 디스플레이가 나왔지만 결국 디스포저블(일회용)로 이어질 것이다. 이를 위해 소재와 설비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수요 한계에 직면한 디스플레이 산업이 접거나 마는 것에서 한 번 쓰고 버릴 수 있는 형태로까지 진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스마트폰·TV 등이 기존 디스플레이의 수요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마저 한계에 도달하면서 결국 디스플레이가 자체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기술력이 진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노철래 삼성디스플레이 설비개발팀장(상무)이 5일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열린 'OLED 프린티어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디스플레이 시장의 역성장은 뚜렷하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금액기준으로 평판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2012년 1240억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5년 연속 감소세다. 박진한 IHS 연구위원은 5일 서울 강남 삼정호텔에서 열린 ‘OLED 프런티어 포럼’에서 “더 이상 신규 애플리케이션으로 시장을 창출하기 어렵다”며 “결국 디스플레이 자체 기술력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철래 삼성디스플레이 설비개발팀장(상무)은 디스포저블 디스플레이를 궁극의 기술로 꼽았다. 그는 “현재 모바일에 주로 쓰이는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는 폴더블·롤러블 형태로 진화했다”며 “궁극적으로는 한 번 사용하고 버릴 수 있는 디스포저블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이나 TV 등 완제품의 디바이스 수요 없이 스스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소재 및 설비 기술 개발이 핵심으로 꼽혔다. 노 상무는 “디스포저블 형태로까지 소재나 설비 기술도 수반돼야 한다”며 “설비와 공정 혁신을 통해 저비용 생산기술이 확보돼야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요 부진에 맞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은 폴더블·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며 OLED를 중심으로 신규시장 창출에 힘쓰고 있다. OLED는 백라이트 없이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소자들을 사용해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소형 OLED의 강자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LCD 생산 라인을 매각하며 완전한 OLED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7세대 라인 매각을 결심하고,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는 OLED를 6세대 라인에서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라며 “OLED로 완전히 전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재팬디스플레이, 폭스콘 등도 애플에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