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금융감독원은 카카오 선물하기의 금융사고와 관련해 조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이 추가적인 피해자 발생 우려와 카카오의 후속조치를 면밀히 살피겠다는 것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를 주도하고 있는
카카오(035720)에서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연내 출범을 준비 중인 인터넷전문은행의 신뢰성에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카카오와 KT 등 비금융사가 주도하고 있는 만큼, 기존 금융권에서는 이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초기 전산오류의 발생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11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에서 서비스 중인 '카카오 선물하기'에서 시스템 오류로 발생한 금융사고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카카오의 금융 시스템 오류에 대한 원인과 고객 피해규모, 향후 대응에 대해 심도 있게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금융정보보호팀 관계자는 "이번 금융사고와 관련해 동시간대 다른 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며 "카카오의 후속 조치와 시스템 개선 방안에 대해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카카오의 금융사고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평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업은 타 산업보다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며 "신뢰성을 가장 중시하는 은행에서 이 같은 전산문제가 발생하면 어떤 고객이 자신의 자산을 믿고 맡기겠느냐"고 반응했다. 이어 "전산 오류로 자신도 모르게 자산이 빠져나간 은행에 돈을 맡기기는 어려운 만큼 한번의 실수가 금융사에게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음에도 카카오가 금융업을 기존의 IT업과 동일하게 생각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건이 연내 출범을 앞두고 있는 카카오뱅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를 주도하고 있는 카카오의 금융서비스에서 금융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카카오톡'을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신뢰성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전산시스템의 경우 구축 뒤에도 지속적으로 오류를 수정하고 테스트하는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시중은행의 경우 200~300명의 인력을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에 반해 카카오뱅크의 경우 전체 직원 수가 200명 수준에 불과해 관련 인력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여기에 연내 출범까지 5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면 충분한 오류 테스트를 거치기도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카카오와 카카오뱅크의 시스템은 분리되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며 "현재 구축하고 있는 전산시스템의 경우 충분한 테스트를 거쳐 이와 같은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오는 10월까지 전산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주전산센터는 LG CNS 상암IT센터로, 재해복구센터는 KT 분당 IDC에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행과 금융결제원이 은행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지급결제망을 연동하고 테스트하는 작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관련 전산시스템이 완비되는 오는 11월 또는 12월에 금융위원회에 본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지난 6일 금융위원회 주최로 경기도 판교 카카오뱅크 설립 준비법인에서 개최된 현장간담회에서 윤영호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이사(맨오른쪽)가 인터넷전문은행 진행 준비 및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